미술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아트토크’
강유진 학예사 미술관 이야기 큰 호응
김우진·홍빛나 작가 작품 소개 진행
서진석 관장, 예술과 자본 관련 강연
김도형 실장, 취향 기반 컬렉팅 강조
조혜정 감독, 대전·현대미술 관계 설명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중부권 최대 미술축제 ‘대전 K아트페어(이하 디카프)’에선 미술 전문가와 관객이 만나는 소통의 장 아트토크가 진행됐다. 행사 기간 동안 총 7번에 걸쳐 진행된 아트토크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전문가와 함께 다채로운 주제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관객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아트토크의 깊이를 더했다. 이처럼 이번 디카프 아트토크는 단순한 강연을 넘어 전문가와 관객이 직접 소통하며 예술적 경험을 공유하는 논의의 장이 됐다. 충청투데이는 7번의 강연 중 총 5가지의 강연을 살펴보며 소통의 현장을 생생히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미술관 다시 사유하기
대전시는 옛 충남도청사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건립을 비롯해 지역 내 크고 작은 미술관 개관을 준비하며 지역 미술 환경 확충에 나서고 있다. 아트토크에 참여한 강유진 대전시 학예연구사는 "지역 시민들이 보다 나은 미술 환경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 학예사는 대전의 과거 모습을 담은 사진과 자료를 소개하며, 현재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미술 환경과 미술관의 역할을 함께 살펴보기도 했다. 관객들은 대전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친숙한 역사적 자료와 함께 현대 미술의 맥락을 접하며 큰 호응을 보였다. 이를 통해 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시민과 지역의 문화를 연결하는 장으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작가와의 만남
주목해야 할 작가 김우진·홍빛나의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도 진행됐다. 먼저 김우진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유토피아’로 정의했다. 어린 시절 사육사를 꿈꿨던 그는 미술을 전공하 이후에도 동물에 대한 애정을 스테인리스 조각 작품에 담아냈다. 김우진 작가는 "동물들은 유유히 풀을 뜯거나 쉬고 있는 정적인 모습으로 제작된다"며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유토피아를 경험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홍빛나 작가 작품의 특징은 웃는 얼굴과 달을 통해 안도감과 치유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홍빛나 작가의 작품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Always Smile’이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항상 밝은 미소를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어린 시절의 기억과 달빛을 상징적으로 활용해 관객이 작품을 통해 감정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홍빛나 작가는 "그림을 보는 모든 이들이 작품을 통해 각자의 위안과 행복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술과 자본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은 오늘날의 현대미술이 단순한 예술 감상을 넘어 금융적 가치와 투자 대상이 된 점을 강조했다. 1980년대 이후 후기 자본주의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미술작품의 대중화·금융화·산업화 현상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미술을 비롯한 예술이 이제는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되는 ‘드림 소사이어티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정보 중심 사회를 지나, ‘감성·경험·스토리’가 경제의 핵심 가치가 되는 사회가 됐다는 의미다. 서 관장은 "예술과 자본은 결합됐고, 이제는 떨어질 수 없다"면서도 "예술의 목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ART & COLLECTING
김도형 CCOC 실장은 미술 작품을 구매하고 소장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취향과 수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투자의 개념으로 작품을 구매하기보다 취향을 기반으로 한 컬렉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처음부터 금융적 가치만 생각하지 말고, 작품을 소장하며 감정적 울림과 기쁨을 느끼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품 소장을 통해 내 삶 속에 작품이 어떻게 자리 잡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선택할 때 경매 기록, 판매 경로, 작품 상태 등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며 "작품을 나만의 취향으로 선택하고 소장하는 과정이 문화적 성숙과 자산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고 덧붙였다.
◆현대미술 사용설명서
조혜정 2026 창원조각비엔날레 예술감독은 현대미술을 알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대전과 현대미술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대전은 과학, 기술, 데이터 중심의 도시 DNA를 가지고 있으며, 대덕연구단지와 카이스트 등 연구 기관이 현대미술과 잘 맞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미술은 세상의 구조를 실험하고 감각의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과 닮았다"며, 설치미술, 개념미술, 미학적 작업 등은 마치 연구실의 실험처럼 시각적 탐구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대전의 관객들은 논리적 사고와 실험적 태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추고 있어 현대미술을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