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여점 작품 거래 ‘아트페어’ 역할 톡톡
피아노 연주 통해 감미로운 분위기 조성
갤러리와 관광객 간 활발한 소통 이어져
중부권 지리적 이점… 전국 각지서 방문
김우진 작가 조형물 ‘포토존’으로 인기
신진작가 꿈꾸는 예술대 학생들 큰 호응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대전 K아트페어(DKAF·디카프)가 6만 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면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경과 장르를 넘어선 다양한 미술품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미술품 애호가들의 작품 거래뿐만 아니라 예술인 간 교류의 장까지 펼쳐지며 중부권 최대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미술 전시와 거래의 대중화를 이끌고 예술계와 시민들의 간극을 더욱 좁히며 대전의 문화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장에선 미래 신진 작가를 꿈꾸는 지역 학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한편으론 미술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서 우뚝 섰다. <편집자 주>
◆‘아트페어’ 소통과 거래, 본질에 충실하다
올해 디카프에선 4일간 1000여점의 작품이 거래되면서 ‘아트페어’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현장의 동선과 작품 배치 등 구성, 이에 따른 분위기 연출이 이를 뒷받침했다.
올해 처음 디카프에 참여해 13~14일 평일 이틀 사이에만 작품 12점 이상을 거래한 경북 포항의 갤러리 이나(INAA)의 김서연 대표는 "서울과 울산, 대구 부산 등 전국의 주요 페어에 참가해봤지만 평일에도 관람객이 몰린 페어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 페어에선 특별 세션 등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다보니 작품에 대한 집중이나 판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파를 집중시키는 여러 프로그램으로 인해 관람객들과 작품에 대한 논의나 소통, 감상이 쉽지 않다는 것.
김 대표는 "이번 K아트페어에선 이러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관람객과 갤러리의 소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좋았다"며 "특히 피아노 연주가 진행되는 건 페어에서 처음 봤는데, 피아노 연주로 고급스러움을 더해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년 연속 현장을 찾은 갤러리와 구매자들도 줄지었다. 중부권 중심부의 지리적인 이점까지 갖춘 만큼 전국 각지에서 방문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새오름 갤러리에서 신학분 작가의 ‘초원의 미학’을 구입한 홍모(50대·여)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카프를 방문했다"며 "평소 그림 사는 것을 좋아하는데, 페어에선 다양한 기법들을 살펴보고 경험할 수 있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대구에서 현장을 찾은 40대 김모 씨 부부는 "수도권으로 가는 것보다는 가까워 방문했다"며 "유명인 뿐만 아니라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도 살펴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소개했다.
◆"곳곳이 포토존" 디카프에서 추억 남기기
이번 디카프에선 통로 중심부를 채운 갖가지 조형물들이 ‘포토존’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주목받았다.
스테인레스로 제작된 김태인 작가의 ‘우연한 팽창, 지속적인 시간’부터 박찬걸 작가의 ‘소녀와 고양이’, 김병규 작가의 ‘With skateboard’ 등 대형 작품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가 작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김우진 작가의 작품과 부스는 ‘셀피’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작품 ‘Deer’ 등을 비롯해 여러 조형물을 배경으로 가족과 사진을 촬영한 서모(34) 씨는 "그림 뿐만 아니라 조형물이나 도자기, 입체적으로 꾸며진 미술품들이 있어 눈이 즐거웠다"며 "자주 접할 수 없는 대형 예술품들은 우리가 디카프에 왔었다고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먼 미래 우리 작품도 디카프에 소개되길"
디카프 현장에선 지역 내 예술대학 재학생을 비롯해 신진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행사기간 곳곳에서 ‘과잠’(학과 외투)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작품을 감상하거나 갤러리와 소통하는 상황들이 포착됐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며 작품이 지닌 의미부터 재료와 기법 등에 대해 소개받기도 했다.
한남대 융합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김가은·박은서(21·여) 씨는 "전시된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고 새로운 기법들도 살펴보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가들과 직접 교류도 하면서 큰 도움이 됐다"며 "그림 뿐만 아니라 도자기, 공예품 등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다양했다. 작품을 살 수는 없었지만 미래에 우리 작품도 디카프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