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중투심 통과에도 설계비 확보 못해 중단
연간 임차료 7억5000만원… 향후 10년간 100억 달할 듯
업무 효율성 재검토·부서 통합 방안 마련 필요성

세종시청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시청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세종시청사 별관 신축 프로젝트가 세종시 또 하나의 대표 숙원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12년, ‘콩나물 시루 청사’라는 오명을 안고 출범한 세종시는 일부 부서가 10년 넘게 민간 임대청사에서 셋방살이를 이어가면서 행정 비효율과 막대한 예산 낭비라는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다.

시는 지난 2015년부터 청사 공간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별관 신축을 추진해왔다.

수십억 단위 예산베팅을 감행하면서 확보한 신청사 서편 주차장 입부를 별관 입지로 활용하는 안을 채택하고, 구체적인 별관 신축 시나리오를 그렸다.

급기야 2019년, 행정안전부 중앙투융자심사 통과라는 성과까지 이뤄내며 사업 추진이 가시화됐다.

그러나 여기까지. 심각한 재정난 속, 핵심 초기 단계인 설계비 27억원조차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계획이 중단됐다.

현 시점, 중앙투융자심사 승인 유효기간 만료로,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당초 4~5년 임시 방편으로 시작된 ‘셋방살이 행정’은 현실적으로 향후 10년 이상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시청 별관 신축에 필요한 예산이 없어서다.

시는 연간 외청사 임대료로 7억5000만원의 임차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누적 임차료는 향후 10년간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시 본청 소속 7개 주요부서 공무원 350여명은 시청 외부 민간 건물 4곳에 분산 배치돼 근무 중이다.

세종시가 공개한 임차청사 임차료 현황을 보면, 가장 많은 임차료가 지출되는 곳은 보람동 ‘스마트허브3’로, 연간 3억 56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곳에는 환경녹지국(128명)을 비롯해, 경제산업국 산업입지과(16명), 공공건설사업소(19명)가 입주해 있다. 5~6층 전체를 사용 중이다.

보람동 수변 ‘해오름빌딩’으로, 연간 1억 4790만원이 지출된다. 이곳에는 도시주택국 도시과(28명)와 교통국(32명) 소속 부서가 근무하고 있다.

세종우체국 일부공간에도 70여명이 분산 배치돼 있다.

이 곳에는 경제산업국(64명) 산하 부서인 경제정책과, 기업지원과, 소상공인과 외 ‘외로움전담반(2명)’이 함께 입주해 있다. 연간 임차료는 1억 2412만원이다.

또 ‘금강노을’ 빌딩에는 도시주택국(58명)이 입주해 있다. 연간 임차료는 1억 224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 속, 업무 효율성 재검토와 함께 부서 통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민호 시장은 시청사 별관 신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아직은 민생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최 시장은 “출범한 지 10년밖에 안돼, 공무원들이 한 건물에서 근무하지 못하고 상가를 빌려 쓰고 있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면서도 “코로나 3년을 지나며 지방 재정 상황이 너무 어려워졌다. 지금은 민생을 살리는 게 우선이다. 취임 초기에 별관을 포함한 보건소, 평생진흥원 등 공공청사 건립을 위한 용역비가 반영돼 있었지만, 모두 취소하고 민생 예산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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