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흔하고 애매해 진단 어려워
MRI 검사 가장 중요… 빠르고 정확해야
종양 특성 따라 수술·방사선 치료 결정

도움말=정인호 댄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도움말=정인호 댄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일반적으로 ‘암’이라고 하면 악성종양을 의미하지만, 뇌종양은 꼭 악성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뇌종양은 뇌 자체나 뇌를 둘러싼 조직에서 생기는 모든 종류의 종양을 포함하는 말로,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다.

다만 뇌는 두개골로 한정된 공간에 존재하고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압박받아 신경학적 결손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양성이라 하더라도 위치에 따라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뇌종양은 단순히 ‘암’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고, 그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데 뇌종양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정인호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뇌종양은 어떻게 구분할까?

뇌종양은 일반적인 암처럼 1기부터 4기까지 기수로 나누지 않는다. 대신 종양의 종류와 악성도, 즉 양성인지 악성인지, 얼마나 빠르게 자라는지를 기준으로 분류한다. 대표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뇌종양을 1등급에서 4등급까지 나누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악성도와 재발 가능성이 큰 편이다.

다만, 위치나 침습 정도에 따라 양성이라도 심각한 경과를 보일 수 있고, 반대로 악성이라도 비교적 느리게 자라는 경우도 있으므로 개별적인 평가와 맞춤 치료가 중요하다.


◆뇌종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뇌종양의 증상은 종양이 위치한 부위와 크기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고, 특히 아침에 심하거나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손발의 감각 저하나 근력 저하, 균형 감각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그 외에도 종양의 위치에 따라 시야장애, 언어장애, 발작, 기억력 저하, 성격 변화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일반적인 신경과 질환과 비슷해 보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뇌종양의 진단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가?

뇌종양은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두통이나 어지럼증, 피로감처럼 흔한 증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다. 뇌종양을 진단하기 위해서 MRI 검사가 가장 중요한데 뇌의 구조와 종양의 위치, 크기, 주위 조직과의 관계를 정밀하게 볼 수 있다. 필요에 따라 CT나 혈관조영술도 활용하며, 최종 확진은 조직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빠르고 정확한 영상의학적 검사가 진단의 핵심이다.


◆뇌종양이 발견되면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

반드시 그렇진 않다. 뇌종양의 치료는 종양의 종류, 위치, 크기,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수술이 가능한 위치에 있고, 종양이 자라면서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면 수술해야 한다. 하지만 뇌 깊숙한 부위나 기능적으로 중요한 부위에 위치해 수술적 제거 시에 심각한 신경학적 결손이 예상될 때는 수술보다는 먼저 방사선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개두술과 방사선 뇌종양 수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개두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뇌수술, 즉 머리뼈를 열고 종양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다. 육안으로 종양을 보며 제거할 수 있어 확실히 뇌종양을 제거할 수 있으나 출혈이나 감염, 신경 손상의 위험이 동반될 수 있다. 반면 방사선 수술은 ‘수술’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절개 없이 방사선을 종양에 정밀하게 조사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뇌종양의 치료 예후는 어떠한가?(신경학적 장애 등)

양성 뇌종양의 경우에는 대부분 개두술을 통한 수술적 제거만으로 완치할 수 있지만, 뇌심부에 위치해 수술로 제거할 경우 정상 뇌조직 손상으로 인해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에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개두술과 방사선 수술의 예후를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방사선수술 1년 후 종양 조절률은 95% 이상으로 개두술에 필적하는 훌륭한 성적을 보인다.

악성 뇌종양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악성 뇌종양인 전이성 뇌종양은 폐암이나 유방암 등 원발암의 항암치료 효과가 탁월해 장기 생존자가 많다.

정인호 교수는 "뇌종양은 무조건 두려워할 질환은 아니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로 많은 환자가 건강을 되찾고 있다. 사소한 증상이라도 반복되거나 악화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잘못된 의학상식을 깨치기 위한 YES or NO !


1. 휴대폰 전자파가 뇌종양을 유발한다?

No.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일상적인 수준의 휴대폰 전자파가 뇌종양 발생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휴대폰 전자파를 ‘그룹 2B,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가능성은 있으나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뜻이다. 커피나 절인 채소도 같은 등급에 속한다. 그러므로 과도한 불안은 불필요하며, 합리적인 사용이 가장 좋다.


2. 뇌종양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No. 모든 뇌종양이 완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양성 뇌종양의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통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악성종양 중 일부도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로 장기 생존하거나 완치에 가까운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식적인 개두술에 더해 방사선수술, 분자유전학 기반 치료, 면역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들이 등장하면서 예후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 ‘뇌종양이 불치병’이라는 생각은 이제는 옛말이다.

 

도움말=정인호 댄국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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