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이하 고에너지 방사선 집중 조사
피부 절개 없어 통증 적고 빠른 회복
당뇨병 등 기저질환 환자에게 적합
환자 상태 맞춘 치료방법 결정 필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뇌종양은 뇌 속에서 비정상적인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형성되는 혹이다. 크게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나눌 수 있다. 양성은 비교적 천천히 자라며 주변 조직을 크게 침범하지 않지만, 크기가 커지면 압박으로 인해 두통, 시야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악성은 빠르게 성장하며 뇌 조직을 손상시키고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치료가 어려운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뇌종양은 발생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대표적으로 점점 심해지는 두통, 반복적인 구역 및 구토, 시야 장애, 운동 기능 저하, 경련 발작, 인지 기능 저하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종양의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방사선 수술은 칼을 사용하지 않고 강한 에너지를 가진 방사선으로 종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수술처럼 피부를 절개하지 않으며, 미리 찍은 CT와 MRI 영상을 바탕으로 정확한 치료 계획을 세운 후 종양을 목표로 방사선을 조사한다. 이 과정에서 좌표를 설정해 종양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기 때문에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방사선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파괴하므로, 수술 없이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방사선 치료와 방사선 수술은 모두 방사선을 이용해 종양을 치료하는 방법이지만, 방식과 목적이 다르다. 방사선 치료는 여러 차례에 걸쳐 방사선을 조사하여 종양을 서서히 축소시키는 방법이다. 보통 수 주 동안 반복적으로 치료가 진행되며, 수술 후 남아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보조 치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반면, 방사선 수술은 한 번 또는 5회 이하의 치료로 고에너지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종양을 직접 치료하는 방식이다. 매우 정밀한 표적 치료가 가능하여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 회복 기간이 짧고 통증이 거의 없다.
뇌종양이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하거나 중요한 뇌신경 및 혈관 주변에 있어 일반적인 수술이 어렵다면, 방사선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남아 있는 종양이 혈관이나 신경에 유착되어 추가적인 수술이 부담될 경우에도 방사선 수술이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고령 환자나 심장병, 당뇨병 등 기저 질환이 있어 일반적인 수술이 부담스러운 경우에도 방사선 수술이 적합하다. 전이성 뇌종양 중 일정 크기 이하의 종양이라면 방사선 수술을 통해 한 번에 여러 종양을 치료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뇌종양 방사선 수술은 정밀한 영상기술과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절개 없이 종양을 치료하는 과정이다. 먼저 CT 및 MRI 영상을 분석해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하고 최적의 치료 경로를 설정한다. 치료 중 움직임을 방지하기 위해 얼굴 고정용 마스크를 제작하여 사용하며, 환자는 치료 테이블에 누워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치료 직전에는 CT 및 X-선 영상 시스템으로 종양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자세를 조정해 방사선이 정확히 목표 부위를 타격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선형 가속기가 환자 주위를 회전하며 고에너지 방사선을 종양에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치료는 약 5~20분 내외로 진행되며, 치료 후 환자는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방사선 수술 후에는 일부 환자에게 일시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 부위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피로감, 두통 및 메스꺼움, 피부 증상 및 일시적인 탈모, 인지 기능 저하, 뇌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완화되거나 회복된다. 방사선 수술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피부 관리, 그리고 증상에 따라 보조적인 약물 투약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 및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될 경우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뇌종양 방사선 수술은 일반적인 수술이 어려운 경우나 방사선에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종양에서 유용한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종양에 대한 두려움만으로 방사선 수술을 선택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뇌종양 전문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여 환자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사선 수술은 고도의 정밀성과 풍부한 경험이 필요한 치료 과정이므로, 환자의 상태와 종양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적절한 방사선량과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도움말=오혁진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