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전시·체험 위주로 시민 유인할 콘텐츠 부족
천안문화재단 이전 활용 주장에 市 검토 ‘미온적’
지역 문화계 “시민 문화욕구 충족 공간으로 써야”

천안삼거리공원 인근에 위치한 천안흥타령관 입구 모습. 사진=이재범 기자.
천안삼거리공원 인근에 위치한 천안흥타령관 입구 모습.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70억 원을 넘게 들여 지은 천안흥타령관의 하루 평균 관람객이 100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정작 시에서는 검토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천안흥타령관의 2024년 총 관람객은 2만 9164명으로 1일 평균 101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흥타령관을 찾은 관람객은 ‘코로나 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2022년 연평균 1만 5500여 명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다 2023년부터 관람객이 조금씩 늘고 있다. 하지만 수십억 원을 들인 공공건물의 활용도 측면에선 상당히 저조한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천안흥타령관은 2014년 4월 천안삼거리공원 인근(천안대로 412)에 들어섰다.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사업비는 국비 28억 원 포함 총 74억 원이 투입됐다.

당초 천안흥타령관은 ‘전통민속주체험관 및 춤주제관 건립’이라는 명칭의 사업으로 국비지원사업에 선정돼 추진됐다.

하지만 현재는 2층 ‘전통주관’에서 전통주 항아리를 비롯한 관련 물품을 단순 전시하고 있다. 나머지 공간에서도 전통놀이 및 전통악기 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시민들을 박물관으로 유인할만한 차별화된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흥타령관에서는 문화교실 강좌까지 운영하면서 관람객을 늘리기 위해 분주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지역 문화계 일각에서는 천안문화재단을 이곳으로 이전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실제 천안문화재단(이하 재단)은 과거 천안문화원(현 성정1동 행정복지센터)이 쓰던 건물 일부를 사용하면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재단은 행정복지센터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면서 주차 공간 부족 및 비좁은 사무공간으로 인한 업무 효율성 저하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올 초 진행된 박상돈 시장의 성정2동 연두순방 당시에도 재단 이전 관련 내용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주민들의 제안에 박 시장은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후 이전 검토는 지지부진하다. 흥타령관 건물을 관리하는 천안박물관 측에서는 “시 본청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는 식의 답변을 내놨다. 그런데 취재 결과, 시청 내 부서에서 재단 이전 또는 흥타령관 활성화 등의 검토를 하고 있는 부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서 간 ‘핑퐁 행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문화계의 한 관계자는 “천안흥타령관은 이용객도 별로 없이 사실상 방치된 건물이다. 저대로 놔두는 것보다 갈수록 높아지는 시민들의 문화예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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