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매립 예정지와 2km 떨어진 곳에 생산공장 신축
환경영향평가 항목 확대, 매립지 반대 담긴 의견서 제출
인근 지역민들 지역발전 우려 및 정치권도 움직임 분주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 동면에 추진 중인 초대형 폐기물 매립장 조성 사업과 관련해 인근지역 개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2023년 4월 30일, 5월 22일·6월 1일, 2024년 1월 5일·10일 자 12면 보도>
매립장 예정지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조성이 추진 중인 천안 동부바이오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설 빙그레 측이 사업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천안시와 금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달 12일 ‘천안시 동면 수남리 사업장폐기물 매립시설(이하 매립장) 조성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항목 결정내용에 대한 의견서를 금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폐기물 매립시설 조성 반대와 환경영향평가 항목 확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국내 굴지 종합건설사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 A 사가 신청한 매립장 조성사업의 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를 접수했다. 동면 폐기물매립장 예정지는 동면 수남리 산92-4번지 일원이다. 규모는 사업면적 38만 6343㎡, 폐기물 매립면적 20만 4923㎡이다.
매립 대상 폐기물은 지정폐기물과 일반 산업폐기물이며 매립용량은 상부 4단, 하부 6단 등 총 669만 1053㎥다. 환경청은 지난해 12월 23일 환경영향평가 항목 결정내용을 공고하고 주민의견을 접수했다.
그런데 빙그레는 천안 동부바이오산단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산단은 천안 동면 송연리 344번지 일원으로 폐기물매립장 건립 예정지와 불과 2.5㎞ 떨어져 있다.
이에 인근 지역 주민들은 초대형 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서면 지역발전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빙그레가 사업을 축소한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다.
다만 빙그레 측은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사업축소에 대해 검토한 것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동부바이오 산단은 33만 5000㎡ 규모로 빙그레가 전체 부지를 활용한다. 산단은 올해 6월 준공 예정이다. 빙그레는 천안시와 분양계약을 완료하고 공장설립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초 천안시는 빙그레 투자가 확정된 지난 2020년 생산유발 6218억 원, 부가가치 유발 2430억 원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어렵게 찾아온 지역 발전 호재가 악재로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동면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국회의원(천안갑)과 같은당 류제국 천안시의원이 지난달 금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해 매립장 설치의 부당성을 피력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매립장 예정지와 접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송재봉 국회의원과 시의원, 지역 주민 등이 함께했다.
류제국 의원은 “매립장이 들어옴으로 인해서 피해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지역 발전에 저해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천안에 추진 중인 여러 산업단지에 폐기물 관련 시설이 법적 의무시설로 설치돼 자체 소화가 된다”며 “시 발전에 백해무익한 매립장이 들어설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