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한 달 여 앞인데 명확한 입장 안 내놔
타 지역, 도입 결정했거나 추진 단계서 고심
업무 지체 우려속 내달 중 가이드라인 나와야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여부를 놓고 ‘보류 입장’을 보이며 학교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한 타 지역 교육감과는 달리 애매한 노선을 취하고 있어 교과서 선정 등 업무가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급 학교에선 통상 전년 12월 경 이듬해 교과서 선정을 마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AI 디지털 교과서의 법적 지위가 확정되지 않으며 일선 학교에선 교과서 선정 여부를 두고 혼선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전국 대부분의 시·도 교육감들은 AI 디지털 교과서 투입에 대한 의견을 명확히 하고 학교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하지만 설 교육감은 신학기를 목전에 둔 시점임에도 아직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설 교육감은 지난해 10월 충북대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전국교육감협의회 차원의 교육자료 규정 찬반 의견에 대해서도 경기, 부산과 함께 입장을 보류했다.

그는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여부에 대해 “교육부의 정책 추진 상황에 대응하며 학교를 지원하겠다”고만 답하며 애매한 입장을 유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학을 한 달 여 앞둔 대전 학교 현장에선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교과서 선정 과정에서의 혼란이 더 크다.

취재결과, 일부 학교에선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이미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결정했거나, 추진 단계에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도입을 결정한 학교의 경우,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자료로 확정될 시 교과서 구독 예산 등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었다.

반면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교육자료 지위 격하 여부와 상관없이 AI 디지털교과서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과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AI 디지털교과서 활용을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지원하고 1년 간 시범 운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 교육계는 설 교육감이 타 지역처럼 개학 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지역 교육 관계자는 “교과서 선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류 상황만 길어지다 보니 학교와 교사들은 혼란스럽다”며 “새 학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학교의 혼란을 막기 위해 교육청은 늦어도 내달 중에는 학교에 AI 디지털교과서 가이드라인을 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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