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와 시의회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 가운데 원내 과반 의석을 점유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 변화가 없음을 천명하며 맞서고 있다. 시와 시의회 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견해 차이도 커 당분간 대립국면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시와 시의회 간 첨예한 갈등관계로 인해 피로감도 깊어지고 있다. 향후 양 측 모두 정치적인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협치는 구두선에 그쳐서는 안 된다.
6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최 시장의 농성 현장에는 지지자들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위로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현장을 찾아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한 데 이어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이정현 부위원장도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의 흉내를 내면 그 피해는 지역민이 받게 된다"며 최 시장에게 힘을 보탰다. 또 국민의힘 서범수 사무총장도 방문해 공감과 함께 지지의 뜻을 표했다.
최 시장은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행정수도를 자부하는 세종시에서 시장이 시정 역점사업 예산 문제로 단식하는 상황이 속상하다"며 "외쳐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속에서 단식을 하게 된 점에 대해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을 마치고 시의회와 협치해 시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사업 등 예산안이 40일이 넘도록 통과되지 않고 있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박람회 정상 추진을 위해 허용되는 마지막 시한인 오는 11일까지 추경안 처리를 호소하며 단식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최 시장의 단식 농성 기간 기자회견을 이어가며 맞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와 시의회는 대립하고 갈등하는 적대관계가 아니다. 시민과 민생을 위해 공조하고 협력해야 하는 공생관계여야 한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것이 정치의 영역이다. 이제는 출구전략이 나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