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민호 세종시장이 자신의 주요 공약 사업인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추경안 처리를 촉구하며 ‘단식 카드’를 꺼내들었다. 세종시의회가 정원박람회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단식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예산확보를 이유로 자치단체장이 단식을 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며, 2012년 세종시 출범이후 처음이다. 세종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3명, 국민의횜 소속 의원 7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과반의석의 점유한 민주당이 예산을 통과 시키지 않으면 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치를 수 없다. 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최 시장은 지난 4일 ‘시의원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호소문’을 통해 단식 이유를 밝혔다. 최 시장은 "10월 11일은 정원박람회 정상 추진을 위해 허용되는 마지막 시한"이라며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6일 오후부터 단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 시장이 언급한 10월 11일은 시의회 제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열리는 날이다. 이날 시가 부의한 제3회 추경예산안의 본회의 처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사업 추경 예산안은 지난 8월 시의회에 제출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계류돼 있다.
세종시의회는 사업의 실효성과 시급성, 예산낭비 등을 이유로 박람회 예산처리에 부정적이나 집행부와 시의회의 갈등도 한 몫 했다고 본다. 주요 사안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한 것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 최 시장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시의회의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 요구를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시의원, 지역구 국회의원을 박람회와 빛 축제 조직위 주역으로 모시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최 시장의 제안을 시의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중앙정부가 국제행사로 승인하고, 국비지원을 약속한 사업을 시의회가 반대하기엔 부담이 없지 않을 거다. 박람회 무산 시 집행부 건 시의회 건 책임론이 뒤따를 게 분명하다. 시민들의 목소리에서 해답을 찾기 바란다. 시와 시의회가 협의 테이블에 마주앉아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