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따라 방문한 역도장서 '봉' 매력 빠져
역도 입문 뒤 전국소년체전서 3관왕 차지
각종 대회 두각… 청소년 대표 유일한 중2
장점 '강한 정신력' 올림픽 메달리스트 목표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봉’에 반해 운동을 시작했다는 역도소녀의 성장세가 무섭다.
153㎝ 신장의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49㎏급’ 전국 제패에 이어 체급을 올려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천안성환중학교 2학년 정혜담 선수 얘기다. 정 선수가 역도를 시작하게 된 것은 온양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오빠의 영향이 컸다.
초등학교 4학년 가을 오빠가 운동하는 성환중 역도장을 방문했을 당시 들어본 봉의 느낌에 빠져들었다. 선수는 “처음에 한 번 들고 진짜 봉이 너무 좋아졌다. 첫사랑받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렇게 역도에 입문한 뒤 정혜담은 놀라운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이제 예삿일이 됐다.
그는 지난 5월 전남 일원에서 치러진 ‘제53회 전국소년체전’ 역도 49㎏급에 출전해 인상 66㎏, 용상 86㎏, 합계 152㎏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6월 열린 ‘2024 전국남녀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같은 체급에서 2019년 작성된 기록을 깨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역도연맹의 ‘대회 기록지’를 보면, 정혜담은 이 대회에서 인상 69㎏, 용상 87㎏ 합계 156㎏으로 ‘중학생 기록’을 수립했다. 정혜담은 다음 대회부터 55㎏급으로 체급을 올린다.
그는 방학 기간 중학교 2학년 중에선 유일하게 청소년대표로 선발돼 다른 선수들과 운동하는 기회도 가졌다. 자신감도 붙었다고 한다.
선수는 ‘이건 무조건 들 수 있다’는 정신력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바른 자세를 강조했다. “역기를 내 몸을 다루듯이 조심히 다루고 열심히 같이 논다는 느낌으로 들면 가벼워진다”는 설명이다.
롤모델은 역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평택시청의 신재경 선수.
정혜담은 “장미란 선수는 도핑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자기 내면을 잊지 않고 당당하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그 모습이 너무 존경스럽고 신재경 선수는 강한 멘탈이 좋다”고 말했다.
여느 또래 친구들과 다르게 차분한 성격이라는 선수는 평소 틈나는 시간마다 빵을 굽는다고 했다. 유튜브를 보면서 독학으로 배운 베이킹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가끔 집에서 빵을 구워 같이 운동하는 남동생을 비롯한 선수들과 함께 나눠 먹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앞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돼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정혜담은 후배 선수들을 육성하는 코치를 희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믿고 지지해 주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그는 평소에 못했던 말이라며 “사랑한다”는 말을 수줍게 꺼냈다.
어릴 때부터 인라인, 배구, 배드민턴 등 각종 운동을 섭렵했던 소녀가 이제는 대한민국 역도계의 미래를 위해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