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원 두달간 민생법안 처리 0건
여야 협치, 청문정국으로 냉랭해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티메프 공방전
이후 청문회 충돌·협치 분위기 우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그래픽=김연아 기자.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민생법안 처리 0건’이라는 낙제점을 받은 여야가 두 달여 만에 ‘협치’에 시동을 걸었지만 줄줄이 예고된 청문정국으로 인해 다시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양당이 비쟁점 민생 법안의 합의 처리를 예고하며 어렵게 협치의 물꼬를 텄지만 청문회에서의 강대강 충돌이 예상되면서 개원 초부터 이어진 극한대립 기조가 다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일 일명 ‘구하라법’과 간호법 등 비쟁점 민생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특히 여야가 "꼭 필요한 민생법안은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히면서 22대 국회 개원 후 두 달 넘게 전혀 보이지 않던 협치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여야가 그동안 피해 구제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진전을 보이지 못하던 전세사기특별법과 관련해서도 절충안을 논의키로 적어도 민생법안에서만큼은 변화된 분위기가 엿보였다.

여야 모두 개원 이후 두 달 간 서민생활에 밀접한 민생법안을 단 한 건도 합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부담스러워한 영향이 컸다.

최근에는 이른바 ‘티메프’ 사태와 미국발 악재로 인한 국내 증시 폭락 등 민감한 이슈가 연이어 터지면서 정치권의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논의로 야당을 압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티메프 사태 관련 여당의 책임론을 부각하며 민생 이슈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지만 국민여론은 양쪽 모두에 싸늘하게 반응했다.

민주당이 채상병특검법을 세 번째 발의하면서 재차 불거진 갈등 속에서도 민생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공방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잇따라 예고된 청문회를 놓고서는 다시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오는 14일과 21일 등 아직 두 차례 더 일정이 남아있는 ‘방송 장악’ 청문회에서 충돌이 우려되는 데다 14일 예정된 검사 탄핵 청문회까지 줄줄이 ‘지뢰밭’인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청문회를 놓고 국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불법 청문회’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방송장악’ 청문회는 방통위 무력화를 위한 것이라는 주앙이고 ‘마약 수사외압 의혹’ 청문회는 정부에 흠집을 내기 위한 ‘정치쇼’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청문회를 놓고 국회법에 근거한 정당한 상임위 활동이라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국민의 알 권리 등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언제든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이 ‘일하는 국회’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여당의 비판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치적 효능감을 보여주겠다던 22대 국회가 지난 두 달 간 민생문제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여야 모두 비교적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다만 예고된 청문회 등은 여야의 강대강 충돌이 뻔한 사안이라 어렵게 만든 협치 분위기가 곧 사그라들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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