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열고 김형석 관장 퇴진 촉구
“친일 인사 임명, 씻을 수 없는 죄”

광복회 관계자 등이 포함된 ‘순국선열,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후손일동’ 20여 명이 8일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첫 출근에 나선 김형석 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이재범 기자.
광복회 관계자 등이 포함된 ‘순국선열,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후손일동’ 20여 명이 8일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첫 출근에 나선 김형석 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뉴라이트’ 계열로 분류된 인사의 독립기념관장 취임을 두고 천안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8일 제13대 관장으로 재단법인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 김형석 이사장이 취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김 관장은 건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오산고에서 교편을 잡은 뒤 단국대 대학원에서 석사, 경희대 대학원에서 박사를 각각 취득했다. 이후 총신대 교수를 지냈으며 안익태기념재단 연구위원장, 한민족복지재단 회장, 고신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독립기념관 측은 김 관장이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재조명 및 선양 홍보 방안 등을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독립운동가 남강 이승훈 선생에 관한 연구’와 ‘일재 김병조의 민족운동’, ‘끝나야 할 역사전쟁’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창출한 학자라는 것이다.

김 관장은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며 꿈과 미래를 심어주는 곳이자 국민이 즐겨 찾는 독립기념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김 관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2027년 8월 7일까지 3년이다.

하지만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뉴라이트 인사의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용납할 수 없다”며 퇴진 운동에 나섰다.

광복회 관계자 등이 포함된 ‘순국선열,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후손일동’ 20여 명은 이날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첫 출근에 나선 김 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독립유공자 단체들이 김 관장 임명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음에도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한 뉴라이트 인사를 임명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김 관장이 퇴진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평가 절하하고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하는 동시에 일본제국주의 시절에 우리 국민은 일본 신민이었다고 주장한 친일 인사를 성스러운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도 이날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관장 해임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권오대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 의장은 회견에서 “지난 2월 식민지 근대화를 주장해 온 낙성대경제연구소 박이택 연구소장을 독립기념관 이사로 임명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독립기념관 관장을 뉴라이트 인사로 임명하는 도저히 믿기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또한 김 이사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뉴라이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해임 촉구 범시민대책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향후 1인 시위, 대시민 선전전, 광복절 대규모 집회 등을 예고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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