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금 정산지연으로 큰 피해 호소
피해액 당초 2000억→1조원 전망도
상위셀러 150곳 중 20곳 지역 업체
정부 유동성 지원 나서도 어려울 듯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 “2~3개월, 아니 그 이전부터 수차례 정산이 유보되면서 지금은 1억원 정도 물려 있습니다. 모두가 이용하는 플랫폼인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죠.” 충북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 김치를 생산해 티몬·위메프로 유통해온 업체 관계자 A 씨는 이 같이 말했다. 그가 유통해온 김치 가운데 일부 품목은 두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상위 5위권 내에 들며 큰 인기를 끌었고 최근 누적 판매는 7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A 씨는 “이미 이전부터 정산이 미뤄졌지만 추후에라도 대금을 받기 위해선 판매를 중지할 수도 없었다”며 “지금으로선 해답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티몬·위메프 등 큐텐 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에 충청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응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 유동성 지원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아직까지 제대로 추산되지 않고 있다.
당초 피해액이 2000억원대를 넘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 데 이어 최근에는 1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의 우려는 상당하다. 직접 이커머스로 판로 확대에 나선 업체가 상당할 뿐만 아니라 생산 제품을 떼다 이커머스로 판매해온 유통업체들이 타격을 입게 되면 생산자 역시 판로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베스트·파워' 등 셀러(판매자) 상위 150개에는 충청권에 사업장을 둔 업체들이 20여곳으로 집계됐으며 지역 특산품을 직접 내놓은 업체부터 육류, 반려동물 간식, 영양제, 가전 등을 유통하는 업체들도 포진해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자체 입점한 소상공인부터 중소벤처기업부와 지자체, 산하기관 등 공공기관의 사업을 통해 입점한 업체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충청권 업체들이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사업으로 최근 3개월간 큐텐 그룹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인터파크에서 제품을 판매한 건수는 180건을 넘어선다.
충청권 한 지자체는 자체 사업으로 티몬·위메프를 대상으로 소상공인 10여명의 판로를 지원했으며 현시점에서 잠정 피해액은 4000여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5600억원을 투입해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단기간 내 지원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우선은 피해 접수가 소비자·판매자를 구분 짓지 않고 진행되고 있으며 소상공인 등 판매자를 대상으로는 현장에서 확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모두 거쳐 피해 규모가 집계되더라도 티몬·위메프 등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인데, 일각에선 이에 대해 큰 우려가 제기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측 내부에서 권고 사직과 직원 이탈 등으로 인해 마비돼 연락조차 쉽지 않은 상태”라며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우려가 깊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태스크포스(TF) 유관기관의 한 관계자는 “과거의 사례를 볼 때 피해 구제를 위한 필수 인력은 남겨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피해 유형이 다양하고 업체마다 상황이 다르거나 피해 접수가 중복된 경우도 있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