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일 이희일 충남 서산기초푸드뱅크 팀장이 푸드뱅크 매대를 채우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25일 이희일 충남 서산기초푸드뱅크 팀장이 푸드뱅크 매대를 채우고 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충남의 푸드뱅크 기부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분의 1 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복지 안전망이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이 겹치면서 기부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통계상의 감소나 일시적인 상황이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푸드뱅크 혜택을 받는 이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화 될 경우 복지사각지대가 늘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가져야 한다.

충남사회복지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충남도내 25곳의 푸드뱅크 기부 실적은 총 75억 31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0억 9500만 원)에 비해 약 17% 감소했다. 복지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기부 기업과 개인 기부자들이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끼면서 기부를 줄이게 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기부 실적이 감소하는 동안 푸드뱅크 이용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남의 한 푸드뱅크의 경우 지난해 약 2000명이었던 이용자가 올해는 약 3000명으로 늘어났다.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푸드뱅크는 기업과 개인의 기부를 통해 차상위계층 등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식품 및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기부 감소와 이용자 증가의 불균형은 결국 푸드뱅크 이용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줄어들게 만들고 있다. 이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더욱 큰 어려움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푸드뱅크 기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과 단체, 개인들은 어려운 이웃을 잊지 말고 기부에 동참하는 마음가짐이 절실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부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혜택을 마련하여 기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물가 시대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것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작은 실천이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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