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공여구역법, 수도권정비계획 적용 안받아
특례 받아… 수도권 진출 통로로 이용돼
중부대, 충청캠에서 고양캠으로 307명 이동 예정
동양대, 학과 이전으로 수도권 분캠이 본캠 앞질러
예원예대, 수도권 제2캠이 본캠보다 정원 4배 많아
변동 적은 경동대, 이미 지난해 93명 수도권 이전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미군공여구역법 상 특례를 적용받는 지방대 4곳 모두 본캠 정원을 수도권 제2캠퍼스로 빼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현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부터 지방대 본캠에서 수도권 제2캠으로 넘어가는 모집정원이 전국에서 557명에 달한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중부대 고양 창의캠퍼스(307명), 동양대 동두천 북서울캠퍼스(155명), 예원예대 양주 드림캠퍼스(94명), 경동대 양주 메트로폴캠퍼스(1명) 등 4개 대학 캠퍼스는 2025학년도 모집정원을 확대한다. 이 대학들은 본캠퍼스의 학과를 이전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2캠 정원을 늘렸다. 중부대는 충남 금산, 동양대는 경북 영주, 예원예대는 전북 임실, 경동대는 강원 원주에 본캠을 두고 있다. 즉 수도권 정원이 557명 많아진 만큼 지방 본캠의 정원은 그만큼 사라진 것이다.
먼저 중부대는 충남 금산 충청캠퍼스에 있던 항공서비스학전공(80명), 반료동물보건학과(30명), 문헌정보학전공(20명) 등 3개 학과를 2025학년도부터 고양 창의캠퍼스로 이전한다. 모집정원이 52명이던 충청캠의 자율설계전공도 177명의 학부로 확대 개편해 고양으로 옮긴다. 캠퍼스 간 학과 이동으로 중부대 충청캠의 모집정원은 2024학년도 820명에서 2025학년도 473명으로 대폭 줄고, 반면 고양캠은 같은기간 865명에서 1172명으로 몸짓을 키운다.
2025학년도부터 수도권 제2캠 정원이 지방 본캠을 역전하는 대학도 있다. 동양대는 경북 영주캠퍼스의 유아교육과, 군사학과 등 5개 학과를 동두천 북서울캠퍼스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동양대의 2025학년도 캠퍼스 모집정원은 북서울캠이 629명으로 381명인 영주캠보다 많다. 직전까지만 해도 북서울캠이 474명, 영주캠이 536명이었다.
예원예대는 수도권 제2캠 모집정원이 지방 본캠보다 4배 많아질 정도로 대폭 확대한다. 전북 임실 희망캠퍼스에 있던 7개 학과를 경기 양주 드림캠퍼스로 이전해 본캠에는 단 2개 학과 46명만 남긴 것이다. 이로써 양주캠은 무려 10개 전공 및 학과에 185명이 모집정원이다. 경동대는 원주 메디컬캠퍼스의 정원 1명을 양주 메트로폴캠퍼스로 전환해 상대적으로 올해 변동이 적었지만, 지난해엔 사회복지학과 등 4개 학과 93명을 원주에서 양주로 이전했다.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라 수도권 대학 총정원이 11만 7145명으로 묶여 있어 각 대학은 마음대로 정원을 늘릴 수 없다. 그런데도 중부대 등 4개 대학은 미군공여구역법 상 반환공여구역과 그 주변지역에 위치해 있어 특례를 적용받고 있다. 지방대가 생존을 명목으로 본캠의 정원과 학과를 수도권 제2캠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미군 주둔에 따른 피해지역 보상으로 지역 균형을 이루겠다는 미군공여구역법이 역으로 지방 소멸,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결국 대학이 살기 위해 수십년간 기반으로 삼은 지역을 등지는 것”이라며 “법을 떠나 과연 정당한지 돌아보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군공여구역법 상 수도권정비계획을 적용받지 않는 대학은 9곳이며 이중 지방에 본캠을 둔 대학은 중부대, 동양대, 예원예대, 경동대뿐이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