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에까지 놓였던 옛 대전부청사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대전시는 옛 대전부청사를 매입한 뒤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복원·보수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어제 밝혔다. 옛 대전부청사 매입과 복원?보수에 440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지역에 몇 개 안 남은 소중한 문화유산 중 하나를 시민들에게 돌려주는데 이 정도 예산 투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옛 대전부청사는 대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대전이 1935년 읍에서 부로 승격한 뒤 1937년 건립한 청사가 바로 대전부청사다. 대전부는 1949년 대전시로 변경됐다. 이후 1959년 대전시청이 대흥동으로 이전할 때까지 1층은 부(시)청, 2층은 상공회의소, 3층은 공회당 등으로 사용됐다. 이런 까닭에 옛 대전부청사는 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건축물로서의 가치 또한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근대 모더니즘 양식을 반영한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향후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런 근대 유물이 하마터면 헐릴 뻔했다니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옛 대전부청사는 1966년 민간이 매입한 뒤 여러 차례 손바꿈을 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공매로 이 건물을 사들인 업체가 건물철거 뒤 주상복합 건물을 짓겠다며 개발계획을 자치구에 제출하기도 했다. 1929년 지어진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주거 건축물인 속칭 대흥동 뾰족집에 이어 옛 대전부청사가 역사 속에 사라질 처지에 놓였던 것이다.
대전시는 옛 충남도청사에 건립될 국립현대미술관부터 옛 대전부청사를 거쳐 목척교, 소제동 관사촌, 옛 동양척식 주식회사, 테미오래 관사촌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역사문화예술 관광벨트 구축 계획을 내놨다. 신도심에 견줘 상대적으로 부족한 원도심 지역의 문화예술공간 확충에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옛 대전부청사가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