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골목 중심 소규모 거점 조성 목소리
"現 연계구조 없어 각자도생 상태" 탄식
상권 단위 공동 운영·정기 기획 등 제안
일상형 여가 프로그램 마련 ‘첫 단추’ 꼽혀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전문가들은 대전의 여가 소비가 백화점과 실내 중심으로 쏠리는 흐름이 거리에서 머물 수 있는 일상형 여가 플랫폼이 부족한 도시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이에 특정 거리·골목을 중심으로 일상적으로 머물 수 있는 소규모 거점을 만들고 상권 단위로 묶어내는 도시형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대전에는 공방·소품샵·독립서점 등 취향 기반 상점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은 좀처럼 정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서울·대구·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는 플리마켓, 팝업 행사, 지역 창작자 참여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창작자-소비자-동네 상권’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서울 성수동의 경우 개별 상점 성장보다 동네 전체가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작동하는 점이 특징이다.
대구와 부산 역시 소규모 창작자 중심 플리마켓, 거리 기반 팝업 행사, 취향 커뮤니티가 꾸준히 이어지며 유입 인구를 넓히고 있다.
이들 지역은 단순 상업 공간이 아닌 지역민이 일상적으로 머물 수 있는 집합의 장을 꾸준히 만들어오며 골목 단위 실험을 꾸준히 축적해온 사례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전은 상권 분산과 공간 제약 등으로 거리 상권 팝업이나 소규모 행사를 재현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대비된다.
대전 서구에서 공방을 운영 중인 상인 A씨는 "취향 소비를 찾는 손님은 많지만 검색을 통해 찾아야만 올 수 있는 형태라 주변 상권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며 "근처 가게들과 함께 작은 팝업, 플리마켓이라도 열고 싶지만 연계할 구조가 없어 결국 각자도생이 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민 동선이 이미 실내 중심으로 굳어져 있는 만큼 하나의 거리에서 일상적으로 머물 수 있는 경험을 먼저 축적해야 상권 간 연결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흥렬 목원대학교 항공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대전 거리 상권은 물리적 환경과 집객 기반 모두에 구조적 제약이 있어 단일 상점만의 노력으로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며 "상권 단위 공동 운영, 정기 프로그램 기획, 골목 간 협력 체계 마련 등 지역 공동체 기반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방·소품샵·창작자 등 이미 존재하는 취향 기반 상점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동네에서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일상형 여가 프로그램 구축이 첫 단계라는 것이다.
그는 "대전에서는 팝업과 같은 소규모 여가 콘텐츠가 자리 잡기 위해선 공간 혁신과 상권 공동체의 조직화가 필수다"라며 "작은 거리부터 일상적으로 머물 수 있는 거점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생활형 여가 도시로 전환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