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충청권 성홍열 1240명·백일해 768명
4년 전보다 각각 23배, 37배 급증
코로나 거리두기에 성홍열 면역 형성 제한
백일해 백신 효과 지난 성인이 아동에 옮겨

감염병.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아동의 건강을 위협하는 성홍열, 백일해 등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어 예방에 주의가 요구된다.

3일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올해 충청권의 성홍열 환자는 전날까지 누적 기준으로 충남 571명, 충북 307명, 대전 300명, 세종 62명 등 1240명으로 신고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691명)보다 79% 급증한 것이며, 특히 2021년 53명, 이듬해 68명, 2023년 114명 등 예년보다 폭증했다.

성홍열은 주로 만 10세 미만 아동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제2급 법정감염병이다.

A군 사슬알군에 의한 급성 인후염을 앓고 있는 사람과의 접촉으로 전파되며, 발병 시 목 통증과 고열, 전신 발진 등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를 노린 감염병으로 백일해도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충청권의 백일해 환자는 전날까지 76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310명보단 감소했지만 2021년 21명, 2022년 31명, 2023년 292명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빈번하게 발병하고 있는 셈이다.

백일해도 제2급 법정감염병이자 대표적인 소아 감염병으로, 보르데텔라 퍼투시스균에 의해 감염돼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는 명칭처럼 한 번 걸리면 증상이 오래 가고 어릴수록 사망률아 낲아 영아에게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여기에 홍역도 2023년 전국에서 8명뿐이던 환자가 지난해 49명에 이어 올해도 전날까지 71명으로 크게 늘었다. 2021~2022년엔 아예 한 명도 없었다.

홍역 바이러스에 의해 발열과 감기 증상, 발진 등을 일으키는 홍역도 주로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급성 유행성 전염병이다.

의료계에선 성홍열과 백일해 등 소아 감염병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2020년대 초 창궐했던 코로나19의 여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홍열은 별도의 백신이 없어 자연스러운 면역 형성이 중요한데,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그 기회가 제한됐고, 이후 방역 완화로 학교나 어린이집 등에서 밀접 접촉이 증가하면서 집단 발병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또 백일해도 예방 접종으로 통제돼 오다가 코로나 이후 면역에 공백이 생겼고, 백신의 면역 지속 기간도 5~10년으로 제한적이라 청소년기 이후 추가 접종을 받지 않은 성인이 영유아를 감염시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영대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백일해는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인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접종해야 하며, 성홍열은 백신이 없어 손 씻기와 기침예절, 환아 격리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발열이나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단순 감기로 여기지 말고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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