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5.10.9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5.10.9 사진=연합뉴스.

최장 10일간의 긴 연휴 동안 정치권은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느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추석 민심이 향후 정국 흐름을 가름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인들이 전한 민심은 무거웠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감정이 여느 명절 때보다 냉소적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게 여야가 민생 법안은 팽개친 채 끝 모를 극한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여기에 추석 전 모든 의원들이 떡값 명목으로 425만원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름을 붓고 말았다.

웬만한 직장인의 한 달 치 월급을 웃도는 액수를 받고도 으레 그러려니 양심이 무딘 그들이다. 일만 잘한다면 이야 누가 시비를 걸겠는가.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지난달 1일부터 100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여야는 추석 연휴를 앞둔 마지막 날인 2일에도 본회의를 열지 못했다. 이날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민생법안 70여 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응급의료법, 영유아보육법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경기침체로 소상공인들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내 상점가엔 임대문구가 나붙은 점포가 즐비하다.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IT, 반도체 기업을 제외한 대기업들도 힘겨워하고 있다. 청년 구직자들은 취업문이 바늘구멍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만에 2%대로 뛰었다. 밥상물가가 크게 올라 가계를 옥죄고 있다. 국회가 민생법안만이라도 우선 처리해 서민생활에 숨통을 터줘야 함에도 안중에 없다.

정치인들은 마을에서, 시장에서, 터미널에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을 줄 안다. 그것은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전념하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아전인수 격으로 유리한 점만 부각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게 뻔하다. 민심을 정확히 읽지 못한 정당이 성공한 사례를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이제 곧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국정감사에서도 여야가 막장행태를 보이면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생산적 국정감사로 그동안 까먹은 점수를 만회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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