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시스템 차질 사죄·尹 정부 방치 비판
국힘 "李 사과 진정성 없고 총체적 무능"
추석 민심 앞두고 책임공방 신경전 격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2025.9.29 사진=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2025.9.29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지난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발생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놓고 여야가 책임 공방을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이면서도 전 정부 책임을 언급했고 국민의힘은 인재이자 예고된 참사라며 정부와 여당을 직격했다.

추석연휴 차례상 민심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여야 모두 국민 불편을 초래한 이번 사태를 놓고 여론전을 펼쳐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해 고개를 숙이면서도 반복된 데이터센터 화재에 손 놓고 있던 것은 윤석열 정권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은 특히 2022년 카카오 화재와 2023년 행정 전상망 마비 이후에도 시스템을 제대로 시정하지 않은 것이 이유라며 지난 3년간 대책을 추진하지 않은 전 정부와 국민의힘의 책임을 주장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자원 화재로 불편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정부는 신속히 상황을 수습해 한시라도 빨리 정부 시스템을 정상 가동하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만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사고 당시 사과조차 하지 않았던 윤석열과 달리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책임자로서 진솔하게 송구스럽다며 국민 앞에 사과하는 모습까지 보였다"면서 "저희도 같은 태도로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온통 내란 획책에 정신이 팔린 윤석열과 이상민(전 행안부 장관)은 품질 보증 기간이 10년 지난 배터리의 시스템 교체 권고를 ‘폭탄주 마시듯’ 말아먹고 말았다"며 국민의힘 비판에 가세했다.

일단 집권당으로서 사태의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 등을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정쟁화에 선을 긋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반면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 책임론을 강조하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나섰다.

전날 이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송구하다. 다만 핵심 국가 전산망 보호를 게을리해 막심한 장애를 초래한 것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사’에 방점을 둔 데 따른 반격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면서 "하지만 내용은 진정성 담긴 책임 있는 사과가 아니라 지난 정부 탓으로 책임을 돌리는 유체 이탈 화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장에서 늘 ‘내 잘못 없다’던 피고인의 태도가 국가 재난 앞에서 또 표출됐다"며 "국민이 진정 듣고 싶은 건 남 탓이 아니라 대통령의 분명한 책임 의식과 신속한 복구 의지,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취임 100일이 넘도록 국가 핵심 인프라에 대한 대책 하나 점검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총체적 무능이 불러온 인재이자 예고된 참사"라며 "‘정치 보복’과 ‘지방 선거’로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민생은 뒷전"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 역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허술한 관리 행태가 국민 생활과 사이버 보안에 큰 위기를 초래했다"며 "이재명 정권이 사법 파괴와 입법 독재에 몰두하는 사이 민생에 심각한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