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 일상화로 VDT 증후군 환자 급증
노인 환자 30만 명 급증…4명 중 1명꼴로 발생
의료비 부담 직결… 사회차원의 체계적 대응必

VDT증후군 관련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VDT증후군 관련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 대전에 사는 노인 박모 씨(68)는 병원 예약, 유튜브 시청, 손자와의 영상통화까지 모든 일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하루 4~5시간씩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던 그에게 어느 날부터 목과 어깨에 통증이 찾아왔다.

"요 조그마한 휴대전화를 못 쓰면 일상생활이 어려운데, 이런 병이 생길지 예측도 못했습니다" 병원에서 VDT(영상단말기) 증후군 진단을 받은 박 씨의 하소연이다.

이처럼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고령층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 환자가 5년 새 30만 명 급증하는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의 일상화가 전 연령대로 퍼지는 양상이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VDT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05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628만 명보다 77만 명(12.3%) 늘어난 수치다.

주목할 점은 고령층 환자의 급증이다.

65세 이상 환자는 2020년 147만8553명에서 지난해 176만7208명으로 30만 명 가까이 치솟았다.

전체 환자의 25.1%에 해당하는 규모로, 환자 4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VDT증후군은 컴퓨터·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때 주로 발생한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손목터널증후군, 안구건조증, 만성요통, 거북목증후군 등이 있다

이는 비대면 진료, 온라인 쇼핑, 동영상 시청이 고령층에게도 일상이 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충청권은 충북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일제히 증가세가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전은 2020년 21만5071명에서 지난해 21만7660명으로 소폭 상승했고, 세종은 3만9352명에서 4만8824명으로 2.6% 늘었다.

충남은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29만9265명에서 32만6000명으로 5년 새 9.4% 증가했다.

반면 충북은 21만9888명에서 21만9444명으로 0.8% 줄었지만 여전히 20만 명대를 웃돌고 있다.

문제는 환자 급증이 막대한 의료비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VDT증후군 환자의 요양급여비용 총액은 2020년 5780억 원에서 지난해 9000억 원으로 1.6배 뛰었다.

보험자 부담금 역시 4100억 원에서 6390억 원으로 50% 상승했다.

의료비 부담이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사회 차원의 체계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고령층은 근골격계 질환이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예방교육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기 사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현실에서 VDT증후군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 됐다"며 ‘개인 차원의 주의와 함께 사회 전체가 나서서 예방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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