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초등교사 중도 퇴직 급증
담임제·민원 부담 정신건강 '적신호'
악성민원 차단 등 교사 보호 시급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충청권 초등 교사들이 빠르게 교단을 떠나고 있다.
중·고등학교와 달리 초등학교는 충청권 전 지역에서 예외 없이 중도퇴직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진선미 의원실에서 공개한 ‘최근 5년(2020~2024년)간 시도별 초·중·고 중도퇴직 교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중도퇴직 교원은 385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3002명 대비 약 30% 상승한 수치다.
충청권에서는 대전의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대전 초등학교 중도퇴직 교원은 2020년 54명에서 지난해 94명으로 74% 급증했다.
세종도 12명에서 18명으로 50% 늘어났고, 충북은 76명에서 117명(54%), 충남은 132명에서 168명(27%)으로 각각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중·고등학교는 지역별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중학교의 경우 대전 45명에서 73명, 세종 12명에서 14명, 충북 102명에서 107명은 증가했지만, 충남은 167명에 그쳐 보합세가 나타났다.
고등학교는 세종 9명에서 16명, 충남 165명에서 171명은 늘었지만, 대전은 80명에서 75명, 충북은 119명에서 89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초등교사 퇴직 급증의 배경으로 담임제 운영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과 교권 추락, 민원 업무 증가 등을 꼽았다.
여기에 비교적 농촌지역이 많은 충남 충북의 경우에는 도서지역 발령기피나 타 지역 임용고시 재도전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초등학교는 중·고등학교와 달리 한 명의 교사가 한 학급의 대부분의 교과를 담당하면서 학부모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많다.
이에 초등교사는 학부모의 민원 최전선에 서게 되고, 교권침해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등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이다
실제 초등학교 종사자들의 정신건강 악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진 의원이 이달 1일 공개한 '보육시설 및 교육기관 직장가입자 우울증·불안장애 진료현황‘을 보면 초등학교 종사자의 우울증 진료 건수는 7만2836건(1000명당 254.5건)으로 타 기관에 비해 가장 높았다.
불안장애 진료 건수도 4만3066건(1000명당 150.5건)으로 다른 교육기관보다 현저히 높았다.
교육계에서는 초등 교원 이탈을 막기 위한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악성 민원 차단시스템 구축, 농어촌 근무 인센티브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과 같은 이탈 추세가 계속될 경우 몇 년 후 충청권 초등학교 교육현장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교권 회복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