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지난해 살인·살인미수 총 97건
올해도 지난해 동기간보다 43% 증가
1년 새 피의자 신상공개 무려 4건 달해
경찰 조직 변화·법적 보완에도 범죄 늘어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최근 충청권 내 살인 범죄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물론 흉악 범죄로 인해 신상이 공개된 살인 혐의 피의자도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과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에서 총 97건의 살인 및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2017년(108건)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0년 136건까지 치솟았던 관내 살인 등 사건은 2021년 76건까지 줄었다가 이후 다시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지난해 동 기간(37건)보다 43% 증가한 53건의 살인, 살인미수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살인 사건이 늘어남과 동시에 충청권 내 피의자 신상공개도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서산 김명현(43)을 시작으로 올해 3월 대전 명재완(48, 여)과 서천 이지현(34), 4월 대전 박찬성(64) 등 최근 8개월 사이 4명의 관내 살인 피의자가 신상공개됐다.

피의자 신상공개를 제도화한 2010년 특정강력범죄법 개정 이후 현재까지 충청권에서 살인 혐의로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 이는 모두 7명.

이중 2001년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의 주범 이승만과 이정학이 포함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역의 피의자 신상공개가 대부분 만 1년 사이 이뤄진 셈이다.

김명현은 지난해 11월 충남 서산의 한 식당 주차장 인근에서 일면식 없는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해 징역 30년이 확정됐고, 이지현은 지난 3월 서천의 한 공터에서 모르는 사이인 여성을 죽여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명재완은 지난 2월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동을 학교에서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 박찬성은 출소 후 동거하던 60대 남성을 지난 4월 살해한 혐의로 각각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상동기 범죄, 강력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조직했다.

기동순찰대는 다중밀집시설·범죄취약지를 순찰 및 단속하고, 형사기동대는 강력사건 신속 대응과 각종 민생 침해 범죄에 대한 첨보수집 등 선제적 형사활동을 담당한다.

또 범죄예비자를 단속할 수 있도록 공중장소에서 흉기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지난 4월 마련됐다.

하지만 이같은 경찰 조직의 변화와 법적 보완에도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살인 등 흉악범죄는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소영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살인범죄 증가는 단순히 ‘나쁜 사람이 많아졌다’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약해지고 사회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방치되고 있다는 경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