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서 ‘명분 없는 행위’ 강력 비판
업무효율성 측면 세종 이전 주장도

우주청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우주청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법 개정을 통한 우주항공청 산하 연구기관의 ‘사천행’ 시도가 나오는데 대해 천문연과 항우연 내부에서는 ‘명분 없는 행위'라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 기관의 이전을 통한 실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업무효율성을 위해서는 오히려 우주청의 ‘세종 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이전 대상으로 언급된 두 연구기관 내부에서는 이번 개정안 발의에 대해 명분보다 정치적 논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발의자인 지역구 의원이 의정활동 성과를 위해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에서다.

더욱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기관 이전 시, 수 십 년에 거쳐 구축된 장비를 옮기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 사실상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현재도 우주청이 사천에 있음으로 인해 짧은 업무협의를 위해 긴 시간을 이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많은 돈을 들여 업무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천으로 가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우주청이 오히려 접근성이 좋은 세종이나 대전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우연과 천문연 내 노동조합도 이번 개정안이 ‘명분 없는 법 개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금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항우연 지부장은 “세계적인 우주기관의 경우 대부분 수도나 행정수도의 인근에 위치해 있고, 사례로 제시된 톨루즈도 프랑스의 3대 도시 중 하나”라며 “우주청이 세계적인 트렌드를 역행해 사천에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우연과 천문연이 사천으로 이전한다면 인력유출 등의 역효과로 국가 우주항공 산업이 퇴행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규 전국과학기술연구노조 천문연 지부장은 “정주여건의 부족으로 현재 있는 우주청 직원들과 파견 공무원들조차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우주청보다 인원이 더 많은 기관을 이전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정주여건이 마련된다고 해도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무의 효율성을 위한 기관 이전이라면 우주청이 대전이나 세종으로 와 달라”고 덧붙였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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