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위원회 우후죽순 난립속
부실 운영탓 실효성 의문 제기
위원 명단·회의록도 공개 안돼

대전교육청, 세종교육청, 충북교육청, 충남교육청.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대전교육청, 세종교육청, 충북교육청, 충남교육청.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각 시·도 교육청 소속 위원회가 매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지만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연간 단 한차례도 개최가 안 된 ‘식물 위원회’를 비롯해 기능이 중복되거나 시·도 교육청별로 위원회 현황 공개가 제각각인 경우 등 위원회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충청권 4개 시·도 교육청의 위원회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육청마다 위원회 운영 및 공개 현황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대전시교육청의 가장 최근 위원회 현황 자료인 ‘2024년 각종 위원회 구성 및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시교육청 소속 위원회는 총 108개다.

그중 2023년 10월 1일부터 지난해 9월 30일까지 1년 간 미개최된 위원회는 22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미개최된 위원회는 최근 고 김하늘 양 사건으로 수면 위에 오른 질환교원심의위원회를 비롯해 교육규제완화위원회,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 진로교육협의회, 교육공무원질병휴직위원회, 대안학교설립운영위원회 등으로 지난 1년 간 개최 이력이 없었다.

특히 지방재정법에 따른 예산성과금심사위원회는 예산성과금 지급의 적정성 등을 심의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2019년, 2021년, 2022년과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미개최됐다.

대전교육청 위원회는 2019년 89개에서 △2020년 94개 △2021년 96개 △2022년 105개 △2023년 107개 △2024년 108개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19년 대비 지난해 5년 새 21.3% 증가한 수치다.

현재 3선 연임 중인 설동호 교육감이 재임하는 기간 동안 각종 위원회가 매년 늘고 있지만,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위원회가 단 한차례도 안 열린 위원회는 모두 13개로 위원회 운영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충청권 타 시·도의 경우 위원회 현황 관리·공개 실태 자체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교육청은 총 118개의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유일하게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위원회별 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게시하고 있다.

다만 각 위원회별로 위원 명단이나 회의록을 때때마다 게시하지 않아 제대로 된 위원회 운영 상황을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각 위원회를 운영하는 실과에 위원회 실시 이후 즉각적으로 위원 명단, 회의 결과 등을 홈페이지에 최신화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도교육청도 98개의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나 대외적으로 위원회명과 위원수 정도 만을 공개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올해 1월 기준 117개의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사전정보공개 범위에 따라 위원회명과 설치 근거 정도만 공개하고 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위원회의 설치 목적이 교육정책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 위원회의 논의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민주적이고 신뢰받는 행정을 위한 기본 원칙”이라며 “다만 논의의 특성상 민감한 사안이 공개돼 생기는 문제점, 위원들의 솔직한 의견 표현이 위축될 우려도 있기 때문에 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지침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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