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
용산초 교사 악성민원으로 사망
교육부 차원에서 일부만 심리검사
市교육청 전수조사無… 비극 되풀이

지난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 불이 꺼져 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께 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서는 다친 채 발견된 교사 B(40대)씨가 A양을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25.2.11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 불이 꺼져 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께 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서는 다친 채 발견된 교사 B(40대)씨가 A양을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25.2.11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속보>=초등생 참사가 발생한 대전은 이미 故용산초 교사 사건 때부터 ‘교원 정신건강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9월 13일자 3면 보도>

당시에도 대전시교육청에 업무중단, 고위험군 선별 등이 요구됐으나 세밀한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교권침해 등 악성민원으로 극단 선택을 한 2023년 용산초 교사 사건.

이때도 대전시교육청에는 교원들의 적극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전국적으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교원들이 많아지며 사망사건 이후 교육청 차원의 전수조사 및 지원대책이 촉구된 것이다. 故용산초 교사 또한 평소 교권침해 등을 이유로 우울증세를 호소했으며 서이초 사건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본보는 추가적인 관련 사고를 막기 위해선 하루 빨리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관련 조사와 적절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정신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교원의 경우 업무 중단 등 실질적 대책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대전시교육청 측은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관련된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우울증 등 지역 교사들의 상태를 긴밀하게 파악해 고위험군을 우선으로 실질적인 맞춤형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교육부 차원에서 일부 희망자(전체 교원의 10.6%)에게만 심리검사가 진행됐을 뿐 자체적으로 교원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적은 없었다.

용산초 사건 발생 이후 정부에서 특별교부금이 지급돼 1인당 최대 100만원의 치료·상담비가 지원되기도 했는데 그 해 10~12월 두 달만 한시적으로 시행됐다.

여전히 심리검사, 상담, 병원 연계 등이 ‘희망자’에만 한해 전체 교원을 아우르는 정신건강 지원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10년 전 정부 연구에서도 교원의 건강증진이 학생들의 교육과 건강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교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대전시교육청은 앞선 용산초 사건으로 교원 정신건강 관리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세밀히 대처하지 않았고 약 1년 반만에 하늘이 사건을 겪게 됐다.

지난해 ‘사제 간 성비위’ 사건이 연속 3건 발생한 점 역시 이와 맥을 같이한다. 사건 초기부터 제대로 된 성 비위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이 있었으나 지난 1년여간 유사한 대형 사건이 연이어 터졌음에도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선 대전시교육청은 휴·복직 교원에 한해 전수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확대하고 색출이나 배제 차원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 이유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상담 후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교원에게 1인당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며 상담도 기본 10회기에서 필요 시 그 이상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질환교원심의위 대상 교원에게도 치료 권고 시 1인당 최대 100만원 치료비를 지원하겠다"며 "정신질환 고위험 교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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