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참 신형민, 김포FC와의 경기서 풀타임 소화
플레잉 코치 계약·은퇴설 있었지만 경기서 두각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패스 연결 등 맏형 노릇

천안시티FC 신형민 선수. 사진=이재범 기자.
천안시티FC 신형민 선수.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맏형의 건재함을 확인하는 성과도 있었던 경기였다.

천안시티FC 미드필더 신형민 선수 얘기다. 신형민은 30일 홈에서 치러진 ‘하나은행 K리그2 2025’ 5라운드 김포FC와의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발표된 선발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 올 시즌 처음으로 포함됐다. 사실 축구계에서는 올해 신형민의 은퇴를 예측하는 말들이 많았다. 동계 스토브리그 기간 구단에서 그에게 플레잉 코치를 제안했고,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개막 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의 이름을 볼 수 없어 ‘은퇴설’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랬던 그가 다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 김태완 감독은 “신형민은 동계 전지훈련 때부터 잘 준비했다”면서 전반전 소화를 기대했다.

그런데 막상 그의 시즌 첫 출장 경기는 역시 ‘믿을맨’이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입증한 경기였다. 중원과 수비 공간을 오가며 패스를 연결해 주고 필요할 땐 상대 선수들과 경합하면서 맏형답게 싸워주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중반 선수 1명이 퇴장당하며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도 팀이 버틴 배경에 신형민이 있었다.

신형민은 200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해 알 자지라,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에서 활약한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그는 1986년생으로, 예전 한국 나이로 치면 올해 마흔이다. ‘만나이 통일법’ 시행 후 계산한 나이로는 38세이다. K리그 최고참급 선수로 보면 된다.

그런 선수가 ‘쌩쌩’한 MZ 세대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김포전을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만난 신형민은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팀이 승리하지 못해 팬들분께 많이 죄송하다. 선수들도 열심히 뛰어줬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선수 생활에 대한 의지가 뚜렸했다. 그는 “아직 선수에 대한 열정이나 이런 게 코치보다는 좀 더 크다. 감독님이랑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이후 첫 풀타임을 소화한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라고 하면 1분이든 몇 분이든 운동장 안에서 보여줘야 되는 것이고 그게 프로 선수의 본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는 100%, 120% 이상 보여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신형민은 김포전까지 통산 393경기를 뛰었다. 통산 400경기 달성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와 관련해 신형민은 “400경기가 제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이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팀이 우선이다. 팀이 빨리 좀 더 좋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는 그런 경쟁력을 보여줘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고참 선수로서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경기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회복에 있어 어린 친구들보다는 좀 더딘 것 같다”며 “감독님도 몰아세우지 않으시고 배려해 주신다. 덕분에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도 경기력과 경기 결과 두 가지를 전부 다 가져와서 팬들을 즐겁게 해 주고 신나게 응원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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