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항일독립선열 선양단체 연합(항단연)이 2024년 8월 15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삼의사 묘역에서 주최한 광복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각 단체의 발언을 듣고 있다.이날 기념식은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한 시민단체와 야당 인사들이 참석했다. 2024.8.15 사진=연합뉴스.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항일독립선열 선양단체 연합(항단연)이 2024년 8월 15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삼의사 묘역에서 주최한 광복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각 단체의 발언을 듣고 있다.이날 기념식은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한 시민단체와 야당 인사들이 참석했다. 2024.8.15 사진=연합뉴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3·1절 행사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쪼개져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인 항일독립선양단체연합이 정부가 주최하는 올해 3·1절 행사에 불참하고 별도로 기념식을 개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불참 입장을 밝힌 단체의 입장은 이해하겠지만 진보와 보수가 팽팽하게 맞서며 국론이 분열되고 온 나라가 둘로 갈라진 현재의 상황에서 민족의 독립운동을 기리는 3·1절 행사마저 갈라져서 치러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진보와 보수, 이념, 지역을 떠나 일제의 폭압에 맞서 헌신한 독립운동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하고 존중해 왔다. 물론 일부 세부적인 문제에서는 이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독립운동의 가치와 본질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얼마전부터는 독립운동의 가치와 본질을 놓고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며 사회적 갈등이 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국민 대부분은 불필요하고 부적합한 갈등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갈등이 현실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지난해 광복절에는 광복회가 뉴라이트라고 지목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면서 광복회가 정부 주최 공식 경축식에 역사상 처음으로 불참했다. 광복회는 항단연과 마찬가지로 이번 정부의 3·1절 행사에 참석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광복절 당시 촉구했던 시정 요구 사항들이 변화가 없고 뉴라이트 의식에 기반한 메시지가 나온다면 행사에 불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독립운동 유관단체인 광복회까지 이번 3·1절 행사에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광복절과 함께 3·1절 기념에서는 어려운 시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뜻을 기리는 것은 물론 국민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가 나오던 것이 일반적이다. 정치적 입장과 이념을 떠나 선조들의 희생으로 이뤄낸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외세로부터 소중한 국권을 지키는데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당연한 이유 때문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해에 3·1절 행사가 갈라져서 치러지지 않도록 정부가 먼저 손을 내미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