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미래]
어려운 환경 속 해맑은 미래 만난 시우
담임선생님 통해 장학생 선발·PD 꿈꿔
父 잃었지만 마음 다잡으며 중앙대 합격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주어진 환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해맑은’ 모습을 보였던 소년이 “세상에 긍정에너지를 전파하겠다”는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해맑은 미래’ 장학생인 시우(가명) 군이다. 아산지역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해맑은 미래’는 코닝정밀소재㈜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우가 이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23년이다. 당시 시우의 집안 환경은 악화되고 있었다. 1년 전 아버지가 암으로 갑작스레 쓰러지면서 투병 생활을 시작했고, 어머니 역시 간병으로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다.
중학교를 전교 8등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시우지만 고등학교는 확실히 달랐다. 워낙 쟁쟁한 실력의 친구들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시우 역시 일부 과목에서 보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어렵게 꺼낸 학원 얘기에는 “지금 상황을 너도 잘 알지 않느냐”라는 애먼 꾸지람만 돌아왔다.
그때 시우에게 찾아온 것이 ‘해맑은 미래’ 장학생 기회였다. 아버지가 투병 중인 상황에서도 친구들과 잘 지내며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자 담임교사가 장학생으로 추천한 것이다.
당시는 ‘코로나 19’ 사태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아 영상을 통한 면접 등이 진행됐고, 시우는 어렵지 않게 합격했다. 그렇게 시우는 매월 30만 원씩 지원되는 장학금을 받아 희망했던 과목의 학원에 등록하게 된다. 그렇게 한숨을 돌리는 가 싶던 시우 가족에게 큰 아픔이 찾아왔다. 장학생 선발 3개월 여 후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끝내 세상을 등졌다.
자칫 흔들릴 수 있었던 시우의 마음을 다잡아준 것은 ‘해맑은 미래’를 위탁 운영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담당자들이었다. 재단 ‘쌤’들은 가정 방문이나 집 주변 카페를 찾아 시우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고민거리가 있는지 등을 살폈다. 주변 친구들한테 얘기할 수 없는 민감한 얘기나 깊숙한 고민들도 ‘쌤’들에게 터놓고 위로를 받으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시우는 지난해 말 발표된 ‘2025년 대학입학시험전형’의 수시전형을 통해 중앙대학교에 합격했다. ‘인서울’ 상위권 대학들에도 모두 합격했지만 자신의 꿈을 준비하기엔 중앙대가 적격이라는 판단이 섰다고 했다.
시우는 어릴 때 다녔던 지역아동센터에서 여러 문화 활동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PD’의 꿈을 꾸게 됐다. 그는 “주변 사람들한테 그리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선한 영향력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금도 시우는 고등학교 졸업식 영상을 만들고 행사 기획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꿈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끝으로 ‘해맑은 미래’ 참여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시우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장학금을 후원해 준 코닝 측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든다”며 “앞으로도 멘토링 같은 것들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