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북교육청, 앞다퉈 도입 추진
과정 중심 평가 교육현장과 충돌 지적도

대전교육청, 세종교육청, 충북교육청, 충남교육청.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대전교육청, 세종교육청, 충북교육청, 충남교육청.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국제바킬로레아(이하 IB) 교육과정이 충청권 전반에 도입·확대되고 있다.

다만 대입체제와의 괴리 등 현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재단 국제바킬로레아(IBO)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 교육 프로그램이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한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체제이기도 하다.

프로젝트에 기반한 학생 중심 수업과 예술·체육 활동을 강조하며 문제 해결 능력과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절대평가를 통해 학교 내부 평가와 외부 평가를 함께 반영한다는 특징도 있다.

다만 국제 과정인 만큼 IB 학교로 최종 인증 받기는 다소 까다롭다.

IB 관심학교, 후보학교를 거쳐 인증학교로 인정받는 총 3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각 시·도교육청은 본격적인 IB 관심학교 등록 전 자체적으로 0단계(준비·연구·탐색)를 추가해 운영 중이다.

대전시교육청의 경우 올해 IB 도입 전 초등학교 2개교와 고등학교 1개교를 관심학교로 선정했다.

오는 31일 관심학교 이전 단계인 탐색학교 7개교를 추가 선정해 총 10개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충남도교육청은 2026년까지 초·중·고 1개교씩 총 3개교 인증학교 지정을 목표로 현재 7개교가 후보학교로 승인 받은 상태다.

충북도교육청 역시 내년 준비·관심학교 18개교를 선정해 운영비 등 관련 예산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문제는 대입 체제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 대입체제에서는 상대평가와 정량적 평가가 중시되나 IB는 과정 중심 평가 방식으로 입시와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결국 내신과 IB 과정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교육현장과 충돌하는 지점도 있다.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는 환경에서 IB가 적용될 경우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 연구하는 체제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 사교육 조장 우려와 함께 교권이 크게 추락한 국내 교육환경 속 IB 교육은 무의미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충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해외 유학이나 일부 고소득층 학생들에게 유리한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IB는 교사 역량이 중요한데 이미 교권이 크게 약화된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크다”고 토로했다.

충청권 한 교육청 관계자는 “IB 교육과정은 대입에 초점을 맞추고 적용하기보다 학생들의 사고 능력 향상을 위해 전환하는 단계다. 장기적으로 사고력 확장과 역량 개발이 이뤄진다면 대입에서도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효과적인 IB 교육과정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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