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좋았던 소년, 천안일봉초 4학년 때 육상 입문
800m→3000m로 주종목 변경… 대회서 두각 나타내
전국초·중·고학년별 대회 신기록 "국제대회 메달 목표"

천안오성중학교 이은성 선수가 최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이재범 기자.
천안오성중학교 이은성 선수가 최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달리기가 좋아 운동을 시작했던 작은 소년이 천안에서 대한민국 대표 육상 중장거리 선수를 향한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주인공은 천안오성중학교 3학년 이은성 선수다. 그는 지난 9월 충북 보은에서 열린 ‘제5회 전국초·중·고 학년별육상경기대회’ 3000m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최강자로 우뚝 섰다.

이은성은 천안일봉초등학교 4학년 때 육상에 입문했다. 어릴 때부터 워낙 달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학교에 육상부가 있다는 것을 듣고 담당 교사에게 찾아가 “육상을 배워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진로를 걱정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의 반대를 설득할 정도로 육상에 진심이었다. 그렇게 열정이 가득했던 초보 선수에게 천안시체육회 소속 김종순 코치가 도우미로 나섰다.

김 코치는 선수의 순간 스피드가 부족한 것을 파악하고 “너는 좀 오래 뛰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중장거리에 주력할 것을 제안했다.

이은성은 운동을 시작한 지 2개월여 만에 출전한 충남지역 대회에서 800m 부문 5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다 ‘코로나 19’ 감염병 사태가 안정되고 다시 재개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대한육상연맹에 따르면 이은성은 2021년 11월 열린 ‘제50회 추계전국 중·고등학교육상경기대회 겸 제9회 추계 전국초등학교육상경기대회’ 800m 종목에서 2위에 오른다.

중학교 진학 후 3000m로 주종목을 바꾼 이은성은 그야말로 ‘포텐’을 터트렸다. 2022년 9월 치러진 ‘제3회 전국초·중·고등학교 학년별 육상경기대회’ 남중1학년 부문에서 10분대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은성은 당시 상황에 대해 “결승선을 통과하고 전광판을 딱 보는데 제 이름이 1위로 올라와 있었다. 실감이 안 나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첫 대회 이후 부족한 점을 보완한 그는 올해 초부터 육상계의 주목을 받는다. 지난 5월 목포에서 진행된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9분 29초 9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부상이라는 시련이 찾아왔다. 훈련 도중 발목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지는 시기가 있었다. 다행히 김 코치를 비롯해 주변에서 많은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극복했다고.

시련의 시기를 보낸 이은성은 급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8월 출전한 ‘제53회 추계전국중·고등학교육상경기대회 겸 제12회 추계전국초등학교육상경기대회’에서 9분 25초 12로 기록을 단축시켰다. 그러더니 9월 ‘제5회 전국초·중·고 학년별육상경기대회’에서 8분 55초 81로 대회신기록을 세웠다.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집 인근의 봉서산을 1시간가량 달릴 정도로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

그는 평소 쉬는 시간이면 아프리카나 미국, 유럽 선수들의 영상을 찾아보며 뛰는 폼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성은 또래와 달리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라우브’를 좋아한다고 했다. 음악적 취향이 맞고 멜로디가 좋아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 붙었다.

그는 진학과 관련해 “대학교보다는 실업팀에 들어가 보고 싶다. 진학보다는 운동선수로 빨리 하고 싶다”면서 “목표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계속 옆에서 저를 케어해주고 코칭해주는 코치님한테 정말 감사하다”며 “그리고 열렬히 응원해 주시고 계속 지지해 주시는 부모님께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성은 내년 천안쌍용고등학교로 진학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꿈을 향해 달리는 이은성이 천안을 빛낼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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