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통합으로 충남 활동 무대 확장
공주대, 의대 부재 서러움 부분적 해소
대전 연구-충남 산업 이을 교두보 확보

공주대와 충남대. 
공주대와 충남대.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충남대와 국립공주대의 통합은 양 대학이 생존과 직결된 글로컬대학30 본지정의 기반을 다지는 것 이상으로 의미가 크다.

충남대는 기존의 대전, 세종을 넘어 충남으로도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공주대는 숙원이던 의과대학 유치를 부분적으로 해소하는 등 서로 상생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남대와 공주대가 내년 통합 모델로 공동 신청할 글로컬대학 사업은 대학 간 합종연횡이 적극적일수록 지정에 유리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글로컬대학은 고등교육 혁신을 이끌 비수도권 30개 대학 모델에 각각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교육부 사업으로, 2023~2024년 본지정된 국립대 13곳(10개 모델) 중 8곳(5개 모델)이 통합을 택했다.

정부가 연 200억원의 큰 돈을 지원하는 만큼 대학도 과감한 벽 허물기로 혁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의 충남대와 충남의 공주대 등 시·도 경계를 넘어선 사상 첫 초광역 통합으로 글로컬대학을 노리는 두 대학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두 대학의 이번 통합 결정은 글로컬대학뿐만 아니라 서로의 갈증을 해소하는 상호 보완적 측면에서도 뜻깊다.

먼저 충남대는 통합을 통해 충남으로의 활동 반경 확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국립학교 설치령에 따라 대전과 세종을 무대로 삼았다.

충남대의 충남 진출을 가로막던 국립학교 설치령이 지난해 11월 개정됐고, 이후 충남대는 지난 2월 충남도, 홍성군과 내포캠퍼스 설립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더 이상 대전과 세종에만 국한할 생각이 없는 충남대가 공주대와의 협력, 통합을 계기로 충남에서의 활동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내포캠퍼스는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긴 하지만 통합이 충남 진출을 넓히는 기회이긴 하다”며 “글로컬대학 수주는 하나의 수단일 뿐 거점대학으로서 지역소멸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통합의 목표다”고 설명했다.

공주대는 대학과 충남지역의 숙원이던 의대, 지역의사 수급 문제를 충남대와의 통합으로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 서해안의 의료 인프라 개선을 위한 충남지역 국립의대 유치는 정부의 의대 정원에 묶여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올초 정부의 2000명 증원 발표도 기존 의대에 한정됐다.

충남대 의대가 내년 대전 보운캠퍼스에서 세종캠퍼스로 이전할 예정이긴 해도, 공주대가 충남대와 한 지붕에 놓인다면 충남에서 근무할 의사 수급이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임경호 공주대 총장은 “공주대의 의대 설립 방향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충남대의 의대 역량을 충남 도민에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충남대-공주대 통합대학은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한 대전의 연구력과 자동차, 디스플레이, 발전, 수소, 농·어업 등 충남의 산업을 긴밀히 연결하는 교두보로 기능할 수 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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