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원 활동 20년 장기 표창 수상
다른이 위함 아닌 나를 위한 활동
급식·복구·심리 상담·인성교육 등
사회 곳곳 밝히는 활동에 앞장 서
“지속적인 관심·격려와 후원 절실”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아, 이제 살았다." 전쟁터의 참상이든 태풍이 쓸고 간 폐허든 전세계 어떤 재난 현장에서라도 붉은 색 십자가를 마주할 때 안도하게 된다. 적십자는 소외된 이들에게 또 어둡고 긴 겨울에 특히 더욱 빛난다.
지난해 10월 충북적십자사 회장에 취임하고 두 번째 겨울을 맞는 장현봉 회장은 "만 1년 2개월 동안 회장직을 수행해보니 더욱 막중한 책임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적십자 인도주의 사업을 좀 더 깊게 살피게 됐고, 충북 지역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면서 "더욱 세심하게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또 봉사자들을 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에겐 올해가 더욱 특별하다. 20년간 봉사원으로 활동해온 공적을 인정받아 적십자사 장기 자원봉사 표창을 수상했다. 표창 자체보다 20년간 끊임없이 봉사를 이어온 자신에게 큰 선물이란 생각에서다. 그는 "긴 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봉사활동이 곧 나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봉사라 하면 누군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타인을 위하는 행동이지만 넓은 시야로 본다면 우리 이웃이 조금 더 행복해진다면 그 결과는 나를 기쁘게 한다"고 얘기했다.
적십자를 한 단어로 설명하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인도주의’라고 답했다.
그는 "적십자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구호활동과 봉사활동이다. 적십자사의 탄생 자체가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아군과 적군의 구분없이 도왔던 솔페리노의 전투에서 비롯됐다. 전장 근처의 마을의 부녀자와 민간인들은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구호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그 외에도 적십자사는 인도주의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적십자사는 올해 옥천군과 영동군에 발생한 수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피해 이재민과 구호요원의 급식 봉사와 피해 복구활동을 전개했다. 6000여명의 도내 적십자 봉사원들은 ‘안전한 충청북도! 재난 위기 대응에 강한 충북적십자사’라는 기치 아래 크고 작은 재난 현장에서의 급식봉사, 재난복구활동과 심리 상담 지원 등 적십자의 손길로 아픔을 달랬다.
충북도 내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교육을 보급하고 어린이 이용시설 종사자에 대한 안전교육과 교직원 심폐소생술 및 교직원 생존수영을 교육하는 일도 적십자의 몫이었다.
희망풍차 긴급지원을 통해 도내 649가구에 희망도시락을 배달하고, 매월 생계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충북적십자사 직원 및 적십자 봉사원들은 치매 파트너쉽 교육을 이수하고 치매 극복 선도단체로 지정을 받는 등 다양한 영역의 봉사 스펙트럼을 확장하기도 했다.
신규 봉사자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봉사자의 연령층이 높아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장 회장은 "올해 미래 적십자의 올바른 리더 양성을 위한 RCY활동을 확대했다. 지난 1월 충청북도 윤건영 교육감을 충북 RCY 명예회장으로 위촉해 도내 50개교가 참여하는 ‘선생님! 존경합니다’ 캠페인을 벌이고 이를 시작으로 찾아가는 인성교육, RCY 연탄봉사활동, 진로체험활동인 ‘RCY 너의 꿈을 응원해’, 환경 보호활동으로 ‘지구야 미안해, 고마워’ 등 충북 RCY 특화 활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회 곳곳을 밝히는 활동은 봉사자들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장 회장은 "이처럼 아픔이 있는 곳에 충북적십자사가 달려가고자 하는 인도주의 이념은 충북 도민들이 함께 해 주는 ‘적십자 희망성금’을 바탕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적십자 회비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을 돕는 삶의 희망이며, 각종 재난으로 어려움과 고통을 겪는 이웃들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길이다. 그리고 인도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마중물임과 동시에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이루는 초석이 된다. 아픔이 있는 곳에 적십자의 손길이 다가갈 수 있도록 충북도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격려와 적십자의 후원자가 돼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적십자 희망성금은 ‘적십자회비’라는 이름으로 고종황제의 하사금으로 시작됐다. 한국 전쟁 중 고아와 전상자를 돕기 위한 구호 성금 등 70년 넘게 나눔 실천에 시금석이 되고 있다.
충북적십자사는 ‘적십자 회비와 함께 마음이 닿는 곳, 새로운 희망이 피어납니다’를 슬로건으로 12월부터 집중 모금을 시작한다. 내년 3월 31일까지 모인 적십자 회비는 도내 각종 재해, 재난 현장에서 복구 활동에 사용된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