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에 탄 A씨의 렌터카[충남 서산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불에 탄 A씨의 렌터카[충남 서산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남 서산 렌터카 살인사건의 전모를 들여다보면 화가 치민다. 금품을 훔치려고 일면식도 없는 시민을 무참히 살해한 것이다. 피의자가 살인의 대가로 얻은 금품은 10만원 남짓이었다. 인명경시 풍조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바로 며칠 전 중령진급을 앞둔 현역 장교의 30대 여성 토막 살인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강력사건이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법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서산경찰서는 10일 강도 살인 혐의로 40대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 남성은 지난 8일 오후 10시께 서산시내 한 음식점 주차장에 있던 차에 들어가 4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차량 안에서 휴식 중이었다고 한다. 살해 후 피의자가 한 행동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피해자의 차를 그대로 몰고 가 인적이 드문 수로 변에 시신을 유기하고 말았다. 휴대전화 등은 공터에 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차량을 타고 약 5km 떨어진 야산 인근으로 이동한 뒤 차량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완전범죄를 꿈꿨을지 모르나 가해 남성은 불과 2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의 수사력이 빛났다. 피의자는 강도살인, 사체유기, 방화 등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는 경찰에서 "도박 빚 등 채무로 생활비가 없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지갑에서 10만원 정도를 훔쳤다고도 했다. 범행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흉기를 소지한 채 식당가를 배회했다고 하니 끔찍하다. 어느 가정의 40대 가장은 이렇게 묻지마식 범죄에 목숨을 잃었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서산 렌터카 살인사건이나 현역 장교에 의한 토막살인 사건은 인명경시를 여실히 보여준다. 타인의 목숨을 소모품 내지는 도구로 취급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인륜적 범죄가 잊을 만 하면 터지고 있다. 한 사람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사회 병리적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잇단 강력사건에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사람을 존엄으로 대하고, 배려하는 도덕재무장 운동이라도 펼쳐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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