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38라운드’ 모따 멀티득점에도 3골 내줘

“내년 시즌에 만나요.” 2일 오후 진행된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천안시티FC 선수들이 서포터즈들 인사를 끝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내년 시즌에 만나요.” 2일 오후 진행된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천안시티FC 선수들이 서포터즈들 인사를 끝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티FC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는 아쉬운 패배로 마무리됐다.

2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양 팀의 경기는 원정팀 부산의 3대 2 승리로 끝났다.

천안 모따가 멀티득점을 넣으며 분전했으나 부산의 막강한 화력에 무릎을 꿇었다.

홈팀 천안은 지난 부천전에서의 선발과 비슷하게 명단을 꾸렸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정석화가 나서는 점이 유일한 변화다.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되며 동기 부여가 떨어진 천안은 마지막 홈경기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천안과 달리 플레이오프 가시권인 부산은 이날 원정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부산은 전 라운드 청주와의 경기에서 워낙 많은 부상자들이 나왔다.

중원과 수비의 핵심 유헤이와 이한도가 이탈했다. 선발 라인업에서도 큰 폭의 변화가 갱겼다. 다만 팀 내 득점 선두 라마스와 페신, 음라파 등 막강 화력을 갖춘 용병 트리오는 그대로 출전한다.

천안은 경기 시작 2분 측면에서 공을 받은 이지훈이 중앙의 모따를 겨냥한 킬 패스로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모따가 왼발로 때린 슛이 부산 구상민 키퍼에게 걸렸다.

그런데 기세를 올리던 천안은 2분 뒤 부산 음라파에게 선제 득점을 내줬다. 측면에서 손휘의 패스가 박주원 키퍼 몸에 맞고 나오는 것을 뛰어들던 음라파가 빈 골대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다급해진 천안에겐 에이스 모따가 있었다. 모따는 전반 12분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득점을 터트렸다.

중원에서의 빌드업 상황에서 자신을 보고 연결한 패스가 부산 수비수와 키퍼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흐르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모따의 빠른 상황 판단과 스피드가 발휘된 순간이었다. 모따의 시즌 15번째 득점으로 기록됐다.

그런데 원정팀은 10분 뒤 페신의 득점으로 다시 앞서 나갔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라마스의 패스를 받은 페신이 때린 슛이 천안의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몸을 날린 박주원 키퍼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빈 공간에 정확하게 꽂혔다.

다시 리드를 내준 천안은 반격을 시작했다. 전반 중반 이후 공격 상황에서 이지훈이 빈 공간을 파고들며 여러 번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득점까지 연결되기엔 막판 세밀함이 부족했다. 전반 4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은 없었다.

부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원태랑을 빼고 이정을 투입했다. 홈팀은 전반 출전 명단에 변화 없이 후반을 맞았다.

천안은 후반 시작 2분 만에 모따의 득점이 터지면서 경기를 또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측면에서 이지훈이 감각적으로 올린 크로스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모따의 머리를 맞고 들어간 것이다.

두 번째 동점 이후 천안은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홈팀이 공격하고 원정팀이 막아내는 장면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후반 들어 지속적으로 수세에 몰렸던 부산은 12분 페신의 추가 득점으로 또다시 달아났다. 교체 투입된 이정이 측면에서 중앙의 페신에게 패스했고, 뛰어들며 그대로 날린 슛이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부산은 35분 공격수 손휘를 빼고 이상준을 투입했다. 그러자 천안도 문건호, 이광진, 오윤석을 3장의 교체카드를 한꺼번에 사용했다. 대신 정석화와 장성재, 유용현이 나왔다.

선수들이 대거 교체 투입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부산 이상준의 득점이 나왔으나 ‘VAR 판독’ 결과 득점 취소로 판정됐다. 홈팀 입장에선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었다.

부산은 후반 42분 음라파를 빼고 이준호를 투입했다. 양 팀의 경기는 정규시간을 마치고 7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홈팀 팬들이 그렇게 원하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천안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는 패배로 기록됐다.

부산 조성환 감독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멀리 원정까지 찾아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부상으로 대거 전력 이탈이 있었는데 잘 준비해 준 선수들, 오랜만에 들어간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아서 이길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이어 “실점은 아쉽지만 3골 만들어서 승리했던 것 같다. 남은 마지막 홈경기 잘 준비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 김태완 감독은 “마지막 홈경기를 이렇게 또 승리하지 못하고 패배로 팬들에게 보여준 점 죄송하고 너무 화가 난다”면서 “선수들 열심히 뛰었는데 페신을 못 막은 게 패인인 것 같다. 득점하고자 노력했는데 결국에는 못 뒤집었다. 많이 아쉽다”고 총평했다.

사실상 2024 시즌을 마무리한 시점에서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전반기에는 사실 여러 선수들을 가동하면서 테스트 아닌 테스트, 적응기를 가지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어느 정돈지 테스트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후반기 때는 우리가 진짜 하나 돼 뭉치고 선수 가동하는 것에 있어서도 변동폭이 크지 않아서 안정감 있게 들어갔던 것들이 결과로도 나타났다”며 “후반 막판에 승리도 하면서 점점 팀이 만들어지고 자리 잡혀가고 있다. 마지막 김포전도 좋은 경기력으로 내년을 기대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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