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천절인 3일 오후 비가 내리는 대전 서구 한밭수목원에서 한 시민이 꽃무릇을 구경하고 있다. 2024.10.3 사진=연합뉴스.
개천절인 3일 오후 비가 내리는 대전 서구 한밭수목원에서 한 시민이 꽃무릇을 구경하고 있다. 2024.10.3 사진=연합뉴스.

올여름 전국평균 열대야 일수는 20일, 폭염일수는 24일로 역대급이었다. 시민들은 9월 중순까지 무더위에 시달려야했다. 무, 배추 등 농작물이 타들어가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값이 뛰어올랐다. 폭염으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될 정도였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이후 처음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을 올해만큼 직접 체험한 적이 또 있나 싶다. 이럴 때 일수록 기상청의 날씨예보는 중요하다.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는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박정 의원은 "올해 서울·경기·인천에 100㎜ 이상 비가 내린 사례 중 60㎜ 이상 오차가 발생한 사례는 17건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이중 3건은 150㎜ 이상 오차가 발생했다"고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여타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은 "자국의 예보를 신뢰하지 못해 외국의 기상정보를 보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체코 소재 사설 기상업체인 ‘윈디닷컴’이나 노르웨이 기상청 앱 ‘Yr’(와이아르) 등을 활용하는 시민들이 꽤 있다고 한다.

기상청도 예보에 여러 어려움이 있을 줄 충분히 이해한다. 이례적인 폭염과 열대야에 게릴라성 폭우로 예보의 난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인력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예보관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32명이었다. 올해 140명으로 8명이 충원됐지만 이들은 날씨 예측이 아닌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업무 등을 주로 맡고 있다고 한다.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이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 이유다.

예보 정확도는 인력과 장비가 크게 좌우한다고 한다. 예보관의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주기 바란다. 장비 때문이라면 세계 경제 10대 대국에 상응하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기상청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기상예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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