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방문객 수 늘었지만 대부분 단순 소비
내비게이션 맛집 1·2·4위 모두 성심당 차지
오래 머물 체류형 시설·관광 콘텐츠 부족해

성심당 대전역점[촬영 이은파] 사진=연합뉴스.
성심당 대전역점[촬영 이은파]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강승구 기자] 대전을 찾는 외지인은 늘었지만, 성심당만 방문하는 관광에 그치면서 ‘빵’을 넘어서는 관광 산업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단순 소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할 수 있는 관광 산업을 민·관이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관광 데이터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전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전국 방문자 증가율은 인천시(7.8%) 다음으로 대전이 전국 17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대전을 찾는 방문객 수는 늘었지만, 외지인 대부분은 주로 ‘성심당’을 방문하는 관광에 머물렀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외지인이 검색한 대전의 맛집은 성심당 본점(1위), 성심당 DCC점(2위), 성심당 롯데백화점 대전점(4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전체 관광 목적지로 봐도 성심당의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앞서 지난해 대전 관광객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전 관광 목적지 분석 결과에서도 성심당이 60.3%로 가장 높은 방문율을 기록했다.

이어 대전중앙시장(24.9%), 엑스포과학공원(23.5%) 등이 차지하면서 성심당의 방문 비율이 다른 관광지보다 높았다.

이는 외지인 방문객들이 성심당 외에는 대전에서 즐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김해에서 온 우 모(31) 씨는 "대전을 여행오기 전에 성심당 외에는 대전 관광지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았다"며 "친구와 함께 성심당을 가는 것 외에는 아직 여행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외지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관광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여행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가 확충돼야 할 시점이다.

대전세종연구원이 발표한 ‘대전세종포럼 2024 가을 통권 90호’에 따르면 대전의 관광숙박업은 38개로, 부산(411개), 인천(484개)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대전의 관광 체류시간도 2020년 3188분에서 2023년 2728분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방문객들이 지역에 오래 머물고 싶어도 체류형 시설이나 관광 콘텐츠가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도심형 관광지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식료품만 소비하는 ‘소비 도시’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회성으로 방문이 아닌 체류형 관광지로서 지속 가능한 관광생태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준재 한남대 호텔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대전이 단순한 소비 도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선 관광 상품, 지역 축제 등의 요소들이 산업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예산을 통보해서 지원하는 것이 아닌 상인과 지역 주민 중심으로 수익을 이끄는 관광 산업 구조로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승구 기자 artsvc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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