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병원 관계자 칼럼만 게재
병원 주소지 해당 구 위치 안해
의료계 인사 띄워주려는 의도↑
"칼럼 자주 쓰는 사람 찾은 것 뿐"

천안 A 행정복지센터에서 제작한 건강소식지에 게재된 건강 칼럼. 특정 병원장의 칼럼이 지속적으로 게재돼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이재범 기자.
천안 A 행정복지센터에서 제작한 건강소식지에 게재된 건강 칼럼. 특정 병원장의 칼럼이 지속적으로 게재돼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의 한 행정복지센터가 건강소식지를 발행하면서 특정 병원 관계자의 칼럼을 지속적으로 게재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2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동남구의 A 행정복지센터는 올해부터 자체사업으로 ‘OO(지역 명칭) 건강 톡톡’이라는 소식지를 발행하고 있다.

건강소식지 발행은 취약계층 및 독거노인이 많은 지역 특색을 반영, 올바른 건강정보 제공을 위해 기획됐다고 한다.

관련 계획서를 보면 A 지역은 관내 인구 중 수급자 비율이 5.46%로 동지역 평균인 3.09%보다 높다는 설명이 들어갔다. 분기별로 발행되는 소식지는 총 1만 부 제작된다. 지역 통장들을 통해 취약계층 외에도 관내 전체 가구인 9037세대(2023년 말 기준)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소식지 발행을 위한 예산은 시비 400만 원이다.

올해 3월에 처음 발행된 소식지는 동장 창간사와 관변 단체장, 의료계 회장들의 축사 등으로 채워졌다. 이후에는 계절별 건강관리법과 복지사업 홍보 등이 담긴 2페이지 분량의 소식지로 제작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 소식지에 특정 병원 관계자의 칼럼이 계속 게재된다는 점에 있다. 해당 병원장의 이름과 사진이 들어간 칼럼 분량은 전체 소식지의 30%가량을 차지한다.

더구나 해당 병원은 A 지역이 포함된 동남구가 아닌 서북구에 위치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기부나 봉사활동과도 아무런 인연이 없는 병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소식지에 들어가는 내용들도 천안시가 매달 발간하는 ‘천안사랑소식지’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천안사랑소식지에도 ‘라이프&헬스’ 코너를 통해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예산 중복 사용은 물론 칼럼 게재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말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보건직 출신의 동장이 자신과 인연이 있는 의료계 인사를 띄워주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센터 관계자는 “관련 협회에 칼럼에 대한 협조 요청을 했으나 거부돼 칼럼을 자주 작성하는 분을 찾게 됐던 것이지 개인적인 인연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다. 다음부터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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