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공원 재개발 사업으로 종합운동장서 열려
최근 개최지 종합운동장 고정시키려는 움직임 포착
올해 말 종료 앞둔 삼거리공원 재개발, 현재 논의無
축제 정통성·상징성 무시한 행정 지적 피하기 어려워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가 ‘흥타령춤축제’ 개최 장소를 종합운동장 일원으로 고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축제의 정통성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거리공원 재개발 사업이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음에도 축제 장소를 둘러싼 논의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어서다.
30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총 660억 원(국비 17억, 도비 117억, 시비 526억)이 투입된 천안삼거리공원 재개발 공사가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공원을 지역 대표 명소로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 이번 공사를 통해 지하주차장(251면), 소하천 정비, 자연마당, 생태 놀이터 등이 들어선다. 이 공사로 인해 ‘흥타령춤축제’(이하 춤축제)는 2022년부터 종합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다.
그런데 사실 춤축제는 기존 삼거리문화제를 계승, 발전시킨 행사이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을 보면 “1987년 시작된 천안 삼거리 흥타령 문화제의 맥을 이어 새롭게 축제의 원형을 찾기 위해 2003년 천안 흥타령 춤 축제로 바꿔 발전시켜 나가는 천안시의 대표 축제”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천안시는 흥타령 민요의 발상지이며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고 있는 천안 삼거리의 고유한 정체성을 잘 살려 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표현도 담겼다.
때문에 공사를 앞두고도 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천안시개발위원회에서는 지난 2017년 ‘삼거리공원 훼손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당시 “삼거리공원 사업은 춤축제를 삼거리공원에서 하지 않겠다는 대전제로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러한 반대 목소리에도 시는 공사를 강행했고, 이제는 춤축제 개최 장소 변경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박상돈 시장이 이미 지난해 10월, 축제 장소 변경 여부에 대한 공론화를 해보겠다고 언급했으나 후속 조치는 없었다. 주최 측인 천안문화재단에서도 삼거리공원에서의 행사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와 같은 규모로 시에 제출한 상태다. 축제의 정통성과 상징성을 무시한 행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채윤기 천안시개발위 회장은 “공사로 인해 임시적으로 종합운동장에서 축제를 했고 공사가 끝나면 행사는 당연히 원위치시켜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면서 “가뜩이나 여러 문화시설이나 기반 시설이 다 서부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열릴 토론회에서 이 부분을 부각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