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량 줄고 온라인 서점 이용만 늘어
계룡문고, 지역 문화적 거점 역할해와
시민주 모집 노력 물거품… 결국 폐업
남은 지역서점들도 폐업 가속화 예상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속보>=대전 대표 향토서점 계룡문고의 폐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씁쓸함이 더해진다. <지난 4월 2일자 1·3면, 30일자 3면 보도>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며 독서량 자체가 크게 줄었고, 마니아층조차 온라인이나 대형프렌차이즈 서점으로 발길이 쏠리며 돌파구를 찾지 못한 사양산업의 말로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43%로 집계돼 또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자책을 포함해 1년에 책을 1권도 안 읽은 성인 인구가 10명 중 무려 6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성인 독서율은 정부 차원에서 첫 조사가 이뤄진 1994년 86.8%에서 20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독서 소비층 역시 지역 서점을 찾기보단 대형 프랜차이즈나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며 지역 향토서점이 설 길은 갈수록 좁아졌다. 실제 코로나19 한파에 온라인서점들은 오히려 매출이 상승하며 불황기에도 성장세를 보인 반면 지역서점들은 줄줄이 폐업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도심에 위치한 계룡문고는 불황을 온몸으로 견디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마지막 남은 대형 향토서점이라는 책무 속에 각종 문화행사, 독서프로그램, 견학, 교육 등 지역의 지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서점 그 이상의 노력을 해왔다.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원도심 지식창고로서 지역의 문화적 거점이라는 중추적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시민주 모집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각고의 노력이 시도됐지만 결국 임대료조차 내기 힘든 형국에 다다르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지역서점들 사이 자타공인 큰형님 역할을 했던 계룡문고가 문을 닫게 되며 업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남은 지역서점들도 덩달아 위축돼 폐업 속도는 더욱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따른다. 실제 2013년 167곳이던 대전 지역서점은 지난해 106곳으로 10년 사이 36.5%가 줄었다. 대전은 같은 기간 6대 광역시 지역서점 감소율과 비교해도 울산(37.2%) 다음으로 가장 높은 감소세 보였다. 2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하면 무려 2배가 넘는 134곳이 문을 닫았다.
대전 동구에서 책방을 운영 중인 서점 대표는 "영업 위기 속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던 계룡문고가 폐업을 하며 같은 책방지기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상실감까지 느끼고 있다"며 "계룡문고마저 무너졌으니 다른 영세 서점의 줄도산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절망했다. 이어 "사양길에 장사가 없다지만 지역서점은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며 "그 지역의 시대정신과 문화적 향유와도 직결되는 만큼 단순히 시대흐름에 뒤쳐진 도태된 산업으로만 접근할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