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원들만 남아 내부 정리
손님들 “이제 어디 가나” 토로
[충청투데이 최윤서·조정민 기자] 대전 대표 향토서점 계룡문고의 폐업 소식이 알려지며 지역사회는 큰 슬픔에 빠졌다.
지식·문화의 거점은 물론 원도심 사랑방이었던 계룡문고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계룡문고를 직접 가보니 출입구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고, 벽면에는 영업종료를 알리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서점 내부 텅 빈 책장엔 빼곡했던 책들 대신 먼지만 가득했다.
일부 직원들이 남은 서적들을 정리하고 있었고 폐업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하고 방문한 손님들은 깜짝 놀라며 발길을 돌렸다.
이날 계룡문고를 방문했던 이우중(47) 씨는 “평소 시간이 날 때면 한 번씩 자녀와 들렀었다. 오늘은 자녀의 참고서를 둘러보려고 방문했는데 폐업 현수막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상황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얼핏 들었지만 이렇게 폐업까지 할 줄은 몰랐다. 아쉬운 마음이 크고 앞으로 어느 서점에 가야하나 고민이 된다”고 아쉬워 했다.
팔리지 않은 서적들은 위탁형태로 거래처 출판사에 반환될 예정이다.
30년 가까이 원도심 지식·문화의 핵심거점이었던 계룡문고의 폐업 소식에 수 많은 시민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자녀들과 계룡문고에 방문해 책을 구입했다는 한 단골 손님은 “경영이 어렵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들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문을 닫게 될 줄은 몰랐다”고 충격에 빠졌다.
일각에선 계룡문고를 지키지 못했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서점과 온라인 유통을 선호하며 지역 향토서점을 등한시했다는 지역 내 자성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평소 온라인 서점을 통해 책을 자주 구매한다는 대학생 박(여·24) 씨는 “나부터도 편리함에 익숙해져 지역 향토서점을 멀리한 결과”같다며 “영업 중일 때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방문하고, 책을 구매할 걸 후회가 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는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크다. 폐업 결정 후부터 책 정리를 같이 하고 있는데 허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며 “특히 폐업 소식을 미처 못 듣고 찾아와주신 손님들께 상황을 설명드릴 땐 죄송함이 더 컸다. 몇 년째 이용 중이었던 한 어머님과 자녀는 폐업 소식을 듣고 눈물을 보이기도 해 마음이 매우 좋지 않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계룡문고는 폐업하지만 이 공간을 더 현명하게 활용할 대안을 계속 고민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서·조정민 기자 cy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