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A와 달리 실질적 협력 강화 방점
소수 정예 과학 선진도시 중심으로 구성
사전 논의된 시범사업 내년 본격 시행

대전광역시청 전경. 대전시 제공.
대전광역시청 전경. 대전시 제공.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제2의 WTA’를 우려하는 목소리 속 세계경제과학도시가 출범한 가운데 대전시가 도시 간 실질적 협력 강화에 나섰다.

앞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해체 절차를 밟은 ‘세계과학도시연합(WTA)’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다.

WTA는 대전시 주도로 과학기술을 지역발전과 연계하고, 전 세계 과학도시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한 공동 발전에 목적을 둔 국제기구로, 1998년 출범했다.

22년간 명맥을 이어오며 회원 도시를 113개까지 늘렸지만, 회원 도시의 탈퇴와 저조한 참여, 개도국 중심으로 운영됨에 따른 예산 문제 등으로 정작 실질적인 협력을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전문가그룹의 실효성 의문 제기, 시의회의 해산 검토 요구, 사무국 운영비 지원과 관련한 감사기관의 지적 등이 잇따르며 2020년 대전시가 스스로 해체했다.

이를 발판 삼아 시는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의 운영 방향을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강화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회원 수만 많고 실질적 교류가 없었던 WTA와 달리, 소수 과학선진도시를 중심으로 도시연합을 구성하는 등 소수 정예 전략을 세웠다.

당초 과학기술 선진도시만을 집중 타케팅을 해 10개 내외 도시로 구성해 실질적인 협력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단순히 정례화된 포럼과 행사만 그치는 것이 아닌 도시 간 협력 사업과 공동 실행사업 등 실질적 교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지방정부 플랫폼으로 나갈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창립도시가 사전에 논의한 시범사업들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시범사업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지식 교류를 위한 도시 정책 공유, 딥테크 스타트업 지원과 기업 육성 프로그램 운영, 공동 연구개발 및 실증 등이다.

몽고메리카운티와는 도시연합 회원 도시 간 교류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 공무원 교류를 추진하고 해외사무소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시애틀과는 대전지역 딥테크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도르트문트와는 대학 교류 지원 시범사업 등 대학별 특성화 분야 교류사업을 통해 지역 대학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 출범 2년 뒤인 2026년, 총회를 스페인 말라가에서 개최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3~4개 도시를 추가 영입하는 등 회원 도시를 늘일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앞서 진행됐던 형식적인 교류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 대한 실질적인 교류를 통해 도시 간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며 "대전시가 그동안 축적한 국제 교류 네트워크를 적극 발휘해 계획한 성과를 단계별로 이뤄 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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