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 본지정서 대전 사실상 ‘전멸’
대전보건대 유일하나 초광역 연합 선정
‘통합 실패’ 충남대-한밭대 책임론 나와
대학 내부 “지역사회에 손실 책임져야”

충남대학교 전걍(왼)과 국립한밭대학교 전걍(오). 양 대학 제공
충남대학교 전걍(왼)과 국립한밭대학교 전걍(오). 양 대학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속보>=충남대와 한밭대가 결국 올해도 글로컬대학30 본지정에 실패했다. <8월 20일자 1면 보도 등>

글로컬대학 사업은 지역 입장에서 고등교육 거점을 세우는 중차대한 일이라는 점에서, 대학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손실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수 글로컬대학위원장이 28일 발표한 2024년 글로컬대학 본지정 10개 모델 17개 대학 중 대전지역 대학은 대전보건대 1곳뿐이었다.

본지정을 가리기 위한 앞선 예비지정 20개 모델 33개 대학 중엔 대전의 충남대-한밭대 통합과 한남대 단독도 포함돼 있었다.

그나마 생존한 대전보건대 또한 타지의 대구보건대, 광주보건대와 연합 신청해 대전이 아닌 초광역으로 분류됐고, 게다가 주관대학은 대구보건대다.

사실상 대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컬대학 배출에 실패한 셈이다.

올해를 끝으로 글로컬대학 30개 모델 중 3분의2가 결정된 가운데, 대전지역 대학의 큰 형님 격인 국립대를 향한 비판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충남대-한밭대 통합은 글로컬대학 원년인 지난해에 예비지정에도 들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의 예비지정 성과는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단순 대학 통합을 넘어 대전 소재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혁신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4월 예비지정 통과 후 두 대학 사이의 마찰이 불거지더니 끝내 봉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양 대학이 교명, 캠퍼스 재배치,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문제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는 지난 6월경부터 흘러나왔다.

이후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한밭대는 지난달 27일 제출한 실행계획서를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어 대면평가 참석자 명단도 마감인 지난 5일까지 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1일 진행된 대면평가에는 지자체인 대전시 관계자도 자리하지 않고 오직 충남대 구성원만 들어갔고, 이 자리에서 충남대는 평가위원들에게 질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충남대와 한밭대는 양 대학 총장의 직인이 찍힌 합의문을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하며 희망의 불씨를 놓지 않으려 했지만, 줄곧 전력을 다한 타 경쟁 대학을 상대로 반전을 내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글로컬대학은 고등교육 혁신을 주도할 비수도권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교육부 사업이다.

지역 입장에선 지역인재와 지역기업을 연결할 거점 대학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본지정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의 국립대로서 2년 연속 글로컬 탈락을 겪은 데 대해 충남대와 한밭대 내부에서도 망신이라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충남대 관계자는 “예비지정에 통과한 것을 봐도 혁신 전략 자체는 좋았다”면서도 “(대면)평가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패착 같다”고 토로했다.

한밭대 관계자는 “양 대학 총장의 불신과 정치력 부재, 민주적이지 않은 의사 과정이 모여 대학을 넘어 지역사회에 손실을 입혔다”며 “누군가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충남대는 글로컬대학 탈락 직후 입장을 내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를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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