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 대덕구의회가 후반기 원구성을 둘러싸고 벌이는 행태는 참으로 볼썽사납다. 하루 속히 원구성을 마치고, 민생에 진력해도 모자랄 마당에 감투싸움으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대덕구의회는 20일 제278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선출에 나섰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앞서 대덕구의회는 지난달 24일 의장단 선출을 한차례 실패한 바 있다. 대전시 4개 기초의회가 진즉에 원구성을 끝내고 의정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김홍태 의원(국민의힘)이 단독 의장후보로 나섰지만 투표결과 재적의원 8명 중 찬성 4표, 반대 4표 동률로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다. 이어진 2차 투표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결국 의장단 구성에 실패했다. 지난달 의장선출이 무산된 뒤 한 달이 다 되도록 의견조율조차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덕구의회는 전반기 원 구성 때도 불협화음으로 대전지역 기초의회 중 가장 늦게 개원했었다. 파행을 거듭하는 의회에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원인은 감투싸움에 있다. 대덕구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4명, 더불어민주당 소속 2명, 무소속 2명으로 이뤄져 있다. 언뜻 보기에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한 표만 더 얻으면 의장을 쉽게 뽑을 수 있는 구도다. 하지만 의원들 간에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투표 때마다 4대 4로 의견이 팽팽히 나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3명의 의원과 무소속 의원 1명이 연대하고,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1명은 민주당 및 무소속 의원과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누가 꿰차느냐는 역학관계가 작용한다. 실제 의장 선출을 조건으로 부의장과 몇몇 상임위원장 자리를 건네는 협의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언제가지 반대를 위한 반대, 원론적인 의견개진만 되풀이 할 건가. 주민을 경원시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폭염, 코로나19 대처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원구성에 실패한 기간만큼 의정 활동비를 반납하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공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