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이드라인 맞춰 2학기 학사일정 수립 중
충북대, 1~2학기 병행… 건양대 학기연장 가닥
충남대 미완의 I학점, 지역 대학 형평성 우려도

의과대학 강의실. 사진=김중곤 기자
의과대학 강의실. 사진=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충청권 의과대학이 의대생 집단 유급을 최소화하고자 학사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충북대는 수업 파행을 빚은 1학기를 2학기와 병행해 운영할 예정이며, 충남대는 낙제 방지를 위한 I(유보)학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0일 ‘2024학년도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교를 떠난 의대생이 다시 교육 현장으로 돌아오고, 우려되는 집단 유급 사태도 막겠다는 의도다.

각 의대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준용해 1학기 학사 일정 조율과 2학기 일정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충북대는 1학기 종강 시점을 기존 8월 말에서 내년 2월 말로 연장해 2학기와 병행하기로 했다. 사실상 학년제로 전환한 셈이다.

충북대는 2학기에 등록하지 않은 의대생을 제적처리할 방침이면서도, 의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오는 10월까지인 등록 기간을 연장하겠다며 학생 보호에 여지를 남기고 있다.

대전의 을지대도 학년제를 도입한다. 내달 23일 2학기 개강 이후에도 1학기 과정을 비대면 수업으로 병행하고 성적 산출도 학년 말에 이뤄진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대전의 건양대도 22일 교무회의에서 의대 학사 일정을 논의할 예정인데, 1학기를 오는 12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학년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건양대 관계자는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거의 듣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유급으로 이어지는 F학점을 최소화하고자 학기를 더 늘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남대는 I학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의대는 F학점을 받으면 유급이 불가피한 의대의 특성을 감안해 일정 수업 이수와 시험 통과 요건을 충족하면 F를 면하는 미완의 학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1학기 성적 발표 마감인 오는 27일까지 I학점 도입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소수라도 수업에 참석한 학생도 있어 (형평성 등) 고려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충남의 단국대와 순천향대, 충북의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는 아직 2학기 의대 학사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1학기 F학점에 일종의 재기회를 주는 I학점의 도입 여부가 정해져야 2학기 일정을 수립할 수 있는데, 타 학과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지역의대 보유 대학 관계자는 “I학점을 주든 말든 해야 1학기를 마치는데 수업을 듣지도 않은 학생에게 학점을 부여하는 것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교육부가 더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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