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응급실 병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중환자가 늘어날 경우 제때 대처가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인력 부족 등으로 응급실 병상을 축소 운영하는 기관이 지난달 말 기준 24곳이나 된다. 병상은 줄었지만, 응급실 이용 환자는 증가 추세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최소한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응급실 내원 환자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벌어진 지난 2월 58만2324명에서 3월 46만2030명으로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4월 49만4758명, 5월 52만9130명, 6월 52만8135명, 7월 55만784명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응급실 내원환자 증가 원인으로 경증 환자들의 경각심이 낮아졌다는 부분과 코로나19 재확산이 꼽힌다. 실제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환자 수는 6월 2240명에서 지난달 1만1627명으로 5.2배가량 늘었다. 코로나 입원 환자 수 또한 8월 둘째 주 1,359명으로 한 달 전보다 무려 9배가량 급증했다.
전공의 공백이 6개월간 이어지자 의료 현장에선 응급실 환자 수용과 중환자 치료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사직이나 휴직은 남아있는 전문의들에겐 업무 과중을 불러온다.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6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4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등 10명이 번갈아 당직을 서는데,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이 휴직과 병가를 내 당직근무 체제 유지가 어렵게 됐다. 세종충남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도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실 정상운영에 애로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민호 세종시장이 세종충남대병원의 응급실 진료 축소 운영의 핵심은 병원의 경영난이 아니라 의사의 인건비 문제라고 밝혀 주목된다. 최 시장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다른 병원에서 인건비를 올려주겠다고 하니까 일부 의사들이 자리를 옮긴 것일 뿐 병원에 다른 문제는 없다"고 피력했다. 최 시장은 "행정기관이 병원 의사 인건비까지 계속 지원해야 하느냐는 딜레마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