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전 세계에 일고 있는 한류 흐름을 타고 한국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로 손꼽힌다. 세계 최대 언어교육 앱 듀오링고가 작성한 2022년 기준 통계에서 한국어 학습인구는 중국어와 일본어를 제치고 영어,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 다음의 5위를 차지했다. 사용인구 1억 명 이상 대언어 반열에 든 것이다.

필자는 지난주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방문한 미국에서 상상을 뛰어넘어 높아진 한글의 위상을 보았다. LA시티대학과 미네소타 콩코디아 한국어마을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현지 청소년이 넘쳐났다. 그들은 이미 한국음악, 한국드라마, 한식을 익숙하게 즐기는 수준을 넘어,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열정은 코로나 시기 한국드라마를 즐기며 한국문화가 가진 특유의 인간미와 사랑에 감동하다가, 점차 한국이 이루어낸 경제 신화를 비롯 각 분야의 알 수 없는 흡인력에 매료되어 이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및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이 작용한 결과라 했다.

이제 때가 되었다. 한국어는 더 이상 한국인들만의 언어가 아니고 한글과 한국어를 국제적으로 공용되는 언어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원대한 비전을 펼칠 때가 됐다.

우선 한글과 한글날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아직도 훈민정음과 한글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정리되어 있지 못하다.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의 제자원리 등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보다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글날을 민족의 자랑스러운 국경일로 격상시켜야 한다. 현재 대통령이 주관하는 국경일은 3.1절과 8.15 경축식 뿐이다. 모두 과거 일제 강점기와 독립운동에 관한 행사다.

한글날을 대통령 주관 국경일로 승격해 세계 최고의 문자를 가진 문화국민으로서 문자 창제일을 국가적으로 기념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문화국가가 되어야 한다.

세계인들이 보다 정확하고 아름다운 한국어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종시에서 매년 개최하는 ‘어린이 한글대왕 상’은 한글 맞춤법 경진대회이다. 미국에서는 이 경진대회 우승자에게 대통령이 직접 상을 시상한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문학상도 검토해 볼 만하다. 영국의 부커상, 미국의 퓰리처상과 같이 한글 문학을 대표하는 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렇게 한글문학의 저변이 확대되면 우리글로 쓰인 문학작품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날도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 믿는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절정에 다다른 한류가 한때의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바로 지금이 한글문화 세계화를 도모할 시점이다. 언어는 문화요, 힘이요, 곧 거대한 산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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