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작품 소장할 수 있는 기회
지친 마음 위로하고 현실의 아픔 치유하는 ‘Untitled’
자유로운 화면 구성 화려한 색채 돋보이는 ‘제주생활의 중도’
관계의 무한한 가능성 표현 ‘Reef in Distant Space’
반복적인 패턴 특징 영향력 있는 ‘야요이 쿠사마’ 작품
신체와 세계의 상호관계 독창적 해석 ‘Bodyscape 76-1’
김근태 작가 작품으로 찾아가는 ‘참된 나’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굴 ‘K-아트페어’가 한국의 심장 대전에서 내달 14~18일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서 개막한다. 충청투데이가 주최하는 ‘K-아트페어 대전(이하 디카프)’는 전국에서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중부권에선 처음으로 열리는 대형 미술전시회다. 작가 중심이었던 기존 아트쇼와는 달리 전국 유명 갤러리들이 총집합해 고퀄리티 작품들만 전시, 판매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충청투데이는 디카프에서 선보일 작품들 가운데 엄선해 일부를 미리 공개한다.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 백남준의 ‘박연폭포’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작품도 디카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백남준은 1950년대 말 독일로 유학해 현대 음악과 예술을 공부하며, 1963년 독일 부퍼탈에서 열린 첫 전시회를 통해 텔레비전을 예술 매체로 활용하기 시작해 이는 곧 미디어 아트의 시작을 알린 첫 걸음이었다.
그의 일생과 함께한 미디어 활용 예술 작품은 현대 예술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1955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로 인정받았다.
이번 디카프에서는 백남준의 1955년 뉴욕 홀리솔로몬갤러리 전시포스터와 박연폭포를 크레용으로 그린 2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세기 현대 예술에 방대한 점을 찍은 그의 발걸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소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유년의 순수와 깊이를 찾는 예술가, 오세열의 ‘Untitled’
캔버스 위에 단색조의 물감을 여러 겹 쌓아 올려 바탕을 마련하고, 뾰족한 도구로 화면을 긁어내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는 오세열 작가는 그의 작업 과정을 ‘유년의 순수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묵은지 같은 깊이 있는 그림을 그리고자 하며, 물질적인 것에 치우친 현대 사회 속 정신적 가치를 찾아내려는 고민을 담는다.
지친 인간의 마음을 위로하고 현실의 아픔을 작품으로서 치유하는 그의 예술세계가 깃든 작품을 ‘Untitled’을 디카프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거래 가능하다.
◆한국화의 현대적 혁신가, 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
수묵채색 작업의 현대화를 추구하며 한국화의 현대적 접목을 시도함으로써 한국화의 혁신가로 불리는 이왈종은 자유로운 화면 구성과 화려한 색채감이 작품 속에 두드러진다.
아크릴, 보자기, 도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며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작품들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는 디카프에서는 이왈종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제주생활의 중도’를 만나고,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장으로 마련된다.
제주도의 정경과 인간군상 등을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정겨운 감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서 제주라는 특별한 환경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작업을 느껴볼 수 있다.
◆존재와 관계의 탐구자, 키시오스가의 ‘Reef in Distant Space’
물체의 존재 방식 자체를 다루는 작품으로 유명한 키시오스가는 1960년대와 70년대 일본 모노하 운동을 이끌어온 작가이기도 하다.
물체와 물체, 전경과 후경, 존재와 무존재의 관계를 탐구하며 관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재현의 개념에서 벗어나 이미 존재하는 물체의 존재 방식을 탐구하며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그는 자연에서 발견한 목재, 돌,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설치 미술을 전개하며 물질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했다.
간결하면서도 심오한 철학이 담긴 그의 작업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사물의 새로운 인식을 제공한다.
이번 디카프에서는 목재를 이용한 보기드문 작품이 전시돼 소장 가치가 높으며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 철학적 사유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무한 점들의 여왕, 야요이 쿠사마의 ‘hat’
독특한 스타일과 다작으로 유명한 야요이 쿠사마는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미술가 중 한명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경험한 생생한 환각을 통해 ‘무한 그물’이라고 묘사하는 물방울 무늬와 그물 등 반복적인 패턴을 독특하게 사용하는 것이 그의 작품 속 특징이다.
전통적 예술 형식에 도전하고 정신 질환, 섹슈얼리티, 페미니즘을 주제로 몰입형 설치 미술과 퍼포먼스 아트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196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전시된 ‘수선화 정원’과 같은 작품은 종종 예술의 상업화를 비판하고 개인적 경험과 보편적 경험의 교차점을 시사한다.
이번 디카프에서 구매할 수 있는 그의 작품은 1983년도 실크스크린으로 만들어진 ‘hat’시리즈 에디션 작품 중 한 점으로, 호박 안에 찍힌 둥근 물방울 무늬, 무한 그물 무늬 표현을 엿볼 수 있다.
◆신체와 시간의 조율자, 이건용의 ‘Bodyscape 76-1’
신체를 예술의 주요 매체로 활용함으로써 신체와 장소, 시간 등을 각각의 관계항으로 매개하는 작업을 발전시킨 이건용은 1969년 ST(공간과 시간)의 결성과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의 중추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전위적 흐름을 이끌었다.
이번 디카프에서는 이건용의 대표적 신체미술인 ‘Bodyscape 76-1’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다. 신체와 세계의 상호 관계를 독창적으로 해석한 행위미술로 주목받는 그는 신체와 장소, 시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사물의 자연 상태를 존중하는 철학을 담는다.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깊이 있는 작업을 보다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으며, 소장가치 높은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시간과 자아의 화가, 김근태의 ‘숨’
주로 단색화 양식을 통해 작품을 선보인 한국 현대 미술의 주요 작가 중 한 명인 김근태는 철학적 사유와 깊은 내면 탐구가 돋보이는 작품세계로 주목 받았다.
그의 대표작은 ‘숨’과 ‘결’ 연작으로 구성되며 물감과 돌가루, 고무 접착제를 섞어 광목 캔버스에 수평으로 반복 칠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디카프에 전시되는 ‘숨’ 시리즈는 석분과 물감을 배합해 캔버스 위에 겹겹이 칠하는 작업으로, 돌가루의 물질적 질감을 강조했다.
시간의 흐름과 자연스러운 흔적을 담은 김근태의 작품을 통해 ‘참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