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전, 대구, 광주 원로 갤러리 대표들에게 듣는 미술트렌드
김진원 오원화랑 관장, 성과 보단 자신만의 스타일·내공 쌓아야
엄중구 샘터화랑 대표, 독창성·창의성 속 중장기적 목표 가져야
양승찬 나인갤러리 대표, 6m 대작 공개 및 작품 세계 널리 알려야
손동환 동원화랑 대표, 독창성 지키며 미술시장의 변화 알아야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굴 ‘K-아트페어’가 한국의 심장 대전의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오는 14~18일 개막한다. 충청투데이 주최 ‘K-아트페어 대전(이하 디카프)’는 전국에서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중부권에선 최초로 열리는 대형 미술전시회다. 전국 유명 갤러리들이 총집합해 고퀄리티 작품만 전시, 판매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충청투데이는 디카프에 참여하는 서울, 대전, 광주, 대구 원로 갤러리 대표들에게 지역 미술계의 트렌드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진원 오원화랑 관장
김진원 오원화랑 관장

◆충청도 예술 혼을 잇다, 김진원 오원화랑 관장

디카프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김진원 대전 오원화랑 관장은 “대전 시민에게 높은 수준의 미술 작품을 소개하고, 지역 문화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갤러리 차원으로도 참가하게 됐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고품질의 예술 작품 감상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미술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디카프에는 충청도 출신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근대 대전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대전지역 미술계의 변화에 대해서는 “과거 대전 미술계는 작가 중심 전시가 전부였다. 전시의 퀄리티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는데 디카프가 이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디카프를 통해 지역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다 널리 알리고, 미술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금 현재도 본인의 작품을 향해 치열하게 달려가는 지역 예술가들에게 “자신만의 스타일과 독창성을 잃지 않고 유지했으면 한다. 성과만 추구하기 보다는 천천히 자신의 내공을 쌓아가며 작품의 깊이를 더하다 보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작가가 수준을 높이는 만큼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지원, 상호작용도 중요하다. 작가들이 기량을 펼칠 기반을 마련하고, 작가들은 그 환경에서 최선의 작품을 만들어낸다면 지역 예술계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제언했다.

 

엄중구 샘터화랑 대표
엄중구 샘터화랑 대표

◆세계로 뻗어나가는 서울의 예술, 엄중구 샘터화랑 대표

엄중구 샘터화랑 대표는 디카프에 대해 “대전 시민에게 질 좋은 예술 작품을 직접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공익적 목적을 크게 갖고 있다”며 “세계적인 미술 작품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국제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 엄 대표는 박수근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약 50억 원 상당의 고가 작품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에서 보기 힘든 수준 높은 작품들로 대전 시민은 물론 미술 전공 학생들에게도 교육적이고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엄 대표는 “과거에는 지역 작가 중심 전시가 대부분이었다면 디카프는 한 발 나아가 국제적 수준의 작품을 선보일 기회라 집중해볼만 하다. 수도권의 주요 컬렉터와 갤러리들이 대전에 관심을 가질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환경의 변화와 함께 미래 예술가들 역시 중장기적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그는 “미래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독창성과 창의성을 담고 이를 잃지 않아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작품에 임했으면 한다”며 “지역 애호가들과 기관들이 작가를 지원하고, 작품 활동을 돕는 환경 조성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조언했다.

 

양승찬 나인갤러리 대표
양승찬 나인갤러리 대표

◆광주의 도전과 변화, 양승찬 나인갤러리 대표

양승찬 나인갤러리 대표는 “대전 지역 미술 시장 활성화를 통해 많은 미술 애호가와 컬렉터가 생겨나길 바란다”며 “이는 곧 지역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넓히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디카프 참여 동기를 전했다.

그는 이번 디카프에서 대전 출신 우병출 작가의 대작을 중심으로 전시를 준비 중이다.

작은 세필로 선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큰 작품을 만들어가는 우 작가는 목원대학교 출신이다.

6m 크기 대작이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 돼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미술계의 가장 큰 전환점으로 IMF를 꼽았다.

그는 “미술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슈는 IMF였다. 나인갤러리는 이때 해외 전시로 시야를 넓혀 살아남았다”며 “이후로 국내 지역 갤러리들이 해외로도 발을 넓히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과거에는 지방 작가가 중앙 무대에 진출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최근 인터넷과 SNS 홍보가 활성화되며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환경의 발전에 따라 미술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라고 덧붙였다.

거장을 꿈꾸는 미래 예술가들에게는 “자신의 고유한 작품 세계를 지키며 갤러리와 협력해 작품을 널리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역 작가들이 중앙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가장 큰 첫 걸음은 우선 본인의 작품을 알리는 것이다. 지방정부와 기관의 지원도 함께 더해진다면 지역 미술계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동환 동원화랑 대표
손동환 동원화랑 대표

◆대구의 전통과 현대미술을 잇다, 손동환 동원화랑 대표

손동환 동원화랑 대표는 “대전에는 갤러리가 많지 않아 이번 기회에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대전 시민에게 다양한 예술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미술 시장을 활성화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동원화랑은 대전 출신 이동훈 선생의 섬마을 풍경, 대구의 강우문 선생의 작품, 광주 임직승 작가의 작품 등 전국 유명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권대섭 작가의 백자 달항아리 작품은 방탄소년단 RM이 언급하며 대중들에게 더욱 잘 알려진 작품으로, 디카프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손동환 대표는 지역 미술계의 흐름에서 ‘올림픽’을 하나의 포인트로 짚었다.

손 대표는 “대구 지역은 과거 구상화 중심에서 최근 현대미술로 트렌드가 변화했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서양화와 현대미술이 전국적으로 크게 부상했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인이 모이는 하나의 장으로 타국의 문화를 접할 기회이기도 한 올림픽은 예술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미술 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함께 지역 미술계도 함께 변화한 하나의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빠른 트렌드 변화에 따라가는 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미래 예술가들에게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현대 사회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미술계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지만 이때 트렌드와 변화만 쫓다보면 결국 독창성을 잃게 될 수 있다”며 “조금 느리더라도 순수함을 잃지 않고 본인의 것을 다듬어가다 보면 언젠가 ‘거장’이 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고 격려의 말을 덧붙였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